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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후 부패 수사 약화 우려… OECD, 한국에 실사단 파견키로

97년 반부패기구 가입 이래 처음

AFP연합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반부패기구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시행 이후 한국의 부패범죄 수사 역량이 퇴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사단을 파견한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OECD 산하 뇌물방지작업반(WGB)은 올해 상반기 한국에 실사단을 파견해 부패범죄 수사 대응 역량을 확인할 예정이다. WGB는 OECD 국가의 부패 대응 역량과 부패 수사 시스템을 평가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국은 1997년 12월 뇌물방지협약에 가입했고, WGB를 통해 평가받아 왔다. WGB가 한국에 실사단을 파견하는 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WGB 실사단 파견 결정은 지난해 12월 5∼8일 프랑스 파리 OECD 본부에서 열린 2023년 4분기 정례회의에서 이뤄졌다. 회원국들은 한국의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부패 대응 역량 약화 및 수사 지연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며 이같이 결정했다. 현재 법무부는 실사에 대비해 부패 수사 현황 등을 정리 중이다.

WGB는 2022년 4월 검수완박 법안이 추진될 당시에도 의장 명의 서신을 법무부에 보내 “(검수완박법) 중재안이 한국의 반부패와 해외 뇌물범죄 수사 및 기소 역량을 오히려 약화시키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해 7월 윤석열정부가 검수완박 입법에 대응해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정부의 노력을 환영한다”며 “개정 법률은 검찰의 국제뇌물범죄 수사 및 기소 역량에 심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는 모든 범죄에서 2021년 1월 6대 범죄(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부패·경제)로 축소됐다. 이어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면서 2022년 9월부터 2대 범죄(부패·경제)로 다시 쪼그라들었다. 일선 현장에선 수사 지연, 수사 기관 책임 불분명 등 문제가 제기돼 왔다.

최근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이원석 검찰총장은 잇따라 형사사법 시스템 개선을 통해 수사 지연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WGB 실사에서도 이 같은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신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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