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삼성전자발 세수 펑크… 전 국민에 25만원 살포할 때인가


전체 법인세의 14%를 차지하는 국내 반도체 1, 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해 반도체 경기 침체로 각각 11조5000억원과 4조6700억원의 영업 적자가 났기 때문이다. 특히 납부액 1위인 삼성전자가 1972년 이후 52년 만에 세운 법인세 0원 기록은 성장 모멘텀을 잃은 한국 경제를 마주치는 것만 같아 위기감을 더한다. 두 기업을 포함해 705개 코스피 상장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4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해 세수에 비상등이 켜졌다. 정부는 올해 법인세가 77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예산안보다 26%(27조3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보다도 훨씬 덜 걷힐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50%를 넘어선 데다 올해 갚아야 할 국채 이자 27조4000억원을 혈세로 돌려막기 해야 할 형편이다. 대기업 세수 부진에 더해 중동전 위기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세로 유류세 인하 조치가 연장되면서 곳간 사정은 더욱 열악해질 게 뻔하다. 이에따라 경제 정책 운신의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지출 청구서가 겹겹이 쌓여 있다. 4·10 총선 당선자들이 내세운 각종 개발공약을 이행하는 데만 280조원 가량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투자소득세(1조5000억원) 폐지, 증권거래세(2조원) 인하, 부담금 개편(2조원) 등 정부의 감세 정책에 따른 세수 감소 역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포퓰리즘 공약들도 옥석 구분이 시급한 상황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세운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총 13조원)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편성 요구는 철회해야 경제 상식에 맞는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흥정 대상이 되어서도 안 된다. 벌써부터 일각에선 야당의 총선 압승 사례금이냐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우리 경제 최대 현안인 물가 관리를 위해 머리를 맞대도 부족한데 대국민 용돈 살포는 지금까지의 물가관리 노력마저 수포로 되돌리는 독배가 될 수 있다. 미래 세대 책임 전가를 무릅쓰면서까지 강행할 경우 오히려 국민 분열만 커질 뿐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