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북 잇는 동해선·경의선 ‘가로등’ 철거

관계 단절 상징적 부각 행보 해석… 통일부 “北, 차관 상환 의무 있어”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됐던 2018년 4월 27일 오후 경기 파주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 뒤 개성방향 출입문이 닫혀 있다. 뉴시스

북한이 금강산과 개성공단에서 남한으로 이어지는 도로의 가로등을 철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그 주변에 군대를 재배치하는 등 대남 적대시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최근 북한이 경의선과 동해선 주변 시설물을 철거한 것을 확인했다”며 “철거된 시점은 지난달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 시설물은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에 있는 가로등으로 철거 상황이 우리 군 감시장비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의선 도로는 2004년 남북 연결 공사가 완료됐고 이듬해 남북출입사무소가 설치되면서 개성공단을 오가는 길이었다. 2016년 개성공단 폐쇄와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인원 철수로 현재는 이용되지 않고 있다. 금강산으로 가는 관광버스 운행을 위해 2005년 개통된 동해선도 최근에 폐쇄됐다.

북한은 지난 1월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에 지뢰를 매설했다. 이어 가로등까지 철거한 것은 남북 관계 단절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려는 행위로 해석된다. 군 소식통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1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단절을 선언했으니 그에 따른 후속 조치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연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 교전 중인 두 국가’로 규정했고, 지난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경의선 등 접경지역 남북 연결을 철저히 분리하라고 지시했다.

이 실장은 “북한의 경의선·동해선 주변 시설물 철거에 따른 군사적인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진행된 경의선·동해선 철도·육로 연결사업에 우리 정부의 현물차관 약 1억3290만 달러(1826억7000만원)가 투입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에 상환의무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북한의 시설물 철거는 남북 간 합의 정신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남한과의 관계 단절을 부각하는 행보를 계속할 전망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개성공단·금강산과 이어지는 경의선·동해선 단절 이후 인민군 부대를 해당 지역에 배치할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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