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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적쇄신과 협치도 야당과 소통해야 가능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김지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쇄신이 지지부진하다. 국정쇄신의 첫걸음이자 가장 중요한 인적쇄신이 총선이 끝난 지 1주일이 지나도록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사의를 표명한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의 후임으로 각각 거론되는 인물들을 보면 쇄신이 이뤄질지 의문이다. 총선 직후에는 주호영,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더니 어제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총리 발탁설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비서실장 기용설이 보도됐다. 전자는 모두 국민의힘 소속인데 후자는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대통령실은 보도 내용을 부인했지만 하마평을 보면 쇄신 원칙과 방향이 무엇인지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왔다 갔다 한다는 인상이다.

국민의힘 소속 후보군은 주 의원을 제외하면 4·10 총선에서 낙선했거나 불출마한 인물들이다. 총선에서 야당과 격렬하게 충돌한 낙선자들을 중용하는 것은 ‘야당 무시’이자 ‘돌려막기 인사’로 비판받을 소지가 있다. 박 전 장관과 양 전 원장은 모두 문재인 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협치를 구현할 인선으로 볼 수 있지만 정작 민주당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못해 냉소적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윤 대통령이 야당 인사를 내각과 대통령실에 중용하는 것이 국민 통합과 협치의 정신을 실현하는 좋은 방법이지만 여당은 물론 야당의 이해와 지지를 얻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대통령비서실장과 달리 국무총리는 국회의 인준을 받아야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기 때문에 야당을 상대로 ‘깜짝쇼’하듯 인선을 하면 오히려 거부감을 살 수밖에 없다.

소통과 협치는 여당 참패로 끝난 총선 후 정국을 수습해야 하는 윤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됐다. 대화와 절충을 거치지 않은 소통과 협치는 있을 수 없다. 상대의 이해를 구하지 못하면 일방적인 통보일 뿐이다. 윤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소통과 협치의 상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두 사람 간 소통이 난맥상으로 빠져드는 국정을 가장 빨리 수습하는 길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사퇴로 국민의힘 지도부가 공백 상태이지만 그것이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회동을 지연시킬 이유는 못 된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만나 내각 구성부터 의료개혁까지 국정 현안을 상의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윤 대통령의 소통과 협치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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