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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400원 넘보는 고환율 비상… 여야, 이제는 경제 살피길

16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거리 한 환전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환율.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6일 10원 이상 오른 1394.5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에는 1년 5개월 만에 14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중동 분쟁 장기화,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이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로 이어지며 나타난 현상이다. 이날 6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89.88달러에 거래돼 연초 75달러선에서 크게 올랐다. 유가 100달러 돌파 전망도 부쩍 많아졌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70%에 달하는 에너지 수급 상황을 고려하면 지정학적 요인발 유가 급등은 환율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마련이다. 코스피 지수도 2.28%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도 출렁였다.

지금껏 환율이 1400원선을 찍은 것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2022년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충격 등 세 차례뿐이다. 모두 국내외 경제위기나 그에 버금가는 혼란이 생겼을 때 볼 수 있던 수치다. 더구나 최근 원화가 달러 대비 약세인 엔 및 위안화 등 다른나라 통화와 비교해도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단순한 외부 악재 반응이 아니라 한국 경제 기초체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얘기다. 예사롭게 여겨선 안 될 것이다.

발등의 불은 물가 불안이다. 올들어 채소 과일 등 농수산물 가격 급등으로 소비자물가가 2~3월 연속 3%대의 끈끈한 상승세를 보였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치킨, 햄버거 값 등이 일제히 올랐고 전기,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의 인상도 대기 중이다. 이런 와중에 유가 급등세까지 반영될 경우 당국이 기대하는 물가의 하향 안정세는 당분간 요원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물가 상승률을 2.6%로 전망했는데 이는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평균 83달러로 가정한 것이다.

환율 상승과 물가 불안은 내수 부진, 무역수지 악화를 초래하기에 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런데 총선 참패로 정부의 국정 운영 동력 약화가 우려돼 걱정이다. 결국 거대 야당과 함께하는 여야정의 협치가 긴요해졌다. 여야는 총선 결과를 내려두고 서둘러 민생지원 입법 처리와 경제 체질 개선에 뜻을 모아야 한다. 정치권과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경제살리기 해법을 모색하는 것만으로도 국민들의 정치 혐오는 한결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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