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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장 지배력 남용해 이용료 58% 인상한 쿠팡의 횡포


쿠팡이 유료 회원제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 이용료를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단번에 58.1% 인상했다. 회원 대상으로 배달 앱인 쿠팡이츠 무료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지 18일 만에 기습적으로 가격을 올린 것이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파상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비용을 회원에게 떠넘긴 것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국내 최대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의 시장 점유율은 24.4%, 연간 매출은 30조원이 넘는다. 유료 회원이 1400만명으로 국민 3명 중 1명 꼴로 이용한다. 이런 기업이 수익성을 높이려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멤버십 비용을 대거 올렸다. 쿠팡의 멤버십 수입은 연간 1조3260억원으로 늘게 됐다.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주가에도 반영됐다. 지난 12일 미국 증시에서 쿠팡의 모기업인 쿠팡아이엔씨(Inc) 주가는 전날보다 11.49% 올랐다. 멤버십 수입 확대와 주가 상승으로 쿠팡이 ‘꿩 먹고 알 먹는’ 사이 편리함에 익숙해져 해지 대안을 못 찾은 소비자들의 불만은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쿠팡은 이번 가격 인상을 하나의 멤버십으로 무료 배송, 무료 온라인동영상서비스, 무료 음식 배달까지 제공하는 ‘압도적인 가성비’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무료 배송으로 충성고객을 확보해온 회사가 부가혜택까지 끼워 넷플릭스 등과 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이번 인상은 무료·저가 경쟁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여 시장을 장악한 뒤 가격을 올려 그간의 손해를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는 플랫폼 업체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이런 식의 인상 패턴을 끊기 위해서는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 독점력을 지닌 핵심 플랫폼 사업자를 사전 지정하고,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하지 않도록 감시를 강화하는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이 추진됐으나 업계 반발로 무산됐다. 22대 국회에서는 규제 대상이 확대된 플랫폼법 제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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