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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동전쟁 확산 우려… 경제 피해 최소화 대책 마련해야

유가·환율 급등, 물가 자극 우려
장기화 염두에 둔 비상대책 필요
북 위협 대비 안보 역량도 키워야

이란이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수백대의 무장 드론(무인기)과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중동이 또다시 대규모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커졌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전면전을 벌인다면 6개월 동안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위기가 국제 안보와 세계 경제에 닥칠 것이다. 에너지원의 대부분을 중동 석유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경제도 치명타를 입게 된다. 정부는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미 국제유가와 환율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엊그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브렌트유의 경우 이란의 공격 임박설에 5개월 만에 최고가인 90.45달러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1370원으로 올라섰다.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 국제 유가 100달러, 환율 1400원 돌파는 시간 문제다. 고유가, 고환율은 수입물가를 자극하고, 가뜩이나 어려운 민생경제를 더욱 힘들게 할 것이다. 총선 이후로 미뤄둔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 여부와 시기는 국제 유가 동향을 봐가며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배럴당 81달러를 전제로 작성된 거시경제 운용기조도 재정비하는 상황을 검토해야 한다.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 긴급대책을 짜야 할 것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긴급소집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말 휴가지에서 백악관으로 서둘러 복귀했지만 국제사회가 이란의 추가 공격이나 이스라엘의 반격을 억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번 사태는 지난 1일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으로 촉발됐다. 추가 보복과 반격의 악순환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하마스의 전쟁에서 보듯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가담하지 않을 것’이라고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통보했지만 양측의 무력 충돌이 재개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란이 발사한 수백기의 무인기·미사일이 이스라엘 본토에 닿기 전에 대부분 요격되면서 이스라엘 측 피해가 미미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란은 추가 공격을 자제하고, 이스라엘도 더이상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를 바란다.

갈수록 악화되는 중동의 위기는 한국의 안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공격을 받을 때마다 ‘이스라엘을 철통같이 방어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국가 안보를 완벽히 지켜주지 못하고 있다. 핵위협을 고도화하고 있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국도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공격을 억제할 수 있는 자체적인 안보 역량을 키워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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