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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GDP 대비 나랏빚 50% 돌파… 건전재정 포기했나


지난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채무를 합한 나랏빚이 전년보다 59조4000억원 늘면서 역대 최대인 1126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국민 1인당 119만원 늘어난 2195만원의 빚을 떠안은 셈이다. 국내총생산(GDP)에 견준 국가채무 비율은 49.4%에서 1%포인트 증가한 50.4%로 1982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 50%를 돌파했다. 10년 전 533조원의 배로 급증한 국가채무 규모도 부담스럽지만, 증가 속도는 공포스러울 정도다. 2011∼2019년 GDP 대비 30%대를 기록하다가 2020년 40%대로 진입한 지 불과 4년 만에 50%를 돌파했다. ‘40%’는 그간 정부가 건전재정을 고수하기 위한 마지노선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재정 지출 정책에 편승해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도 퍼주기 정책을 남발하느라 이젠 아무런 의미 없는 수치가 돼버렸다.

지난해 나라 가계부의 수입과 지출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87조원은 GDP 대비 로는 3.9%로 당초 목표치 2.6%를 훌쩍 넘었다. 윤석열정부는 이 수치를 매년 3% 이내로 제한하는 재정준칙을 외쳤지만 지키지 못할 약속이 돼버렸다. 고금리 상황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당분간 경기가 재정을 뒷받침해주지 못할 가능성이 커 올해 4% 돌파는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총선용으로 쏟아낸 정부 여당의 감세 및 각종 정책에 거대 야당의 포퓰리즘 공약 압박까지 가세할 경우 재정은 더 열악해질 수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조원이나 소요되는 1인당 25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 지원에 대해 소양강에 돌 던지는 수준으로 치부할 정도로 혈세를 하찮게 여겨서는 건전재정 달성은 요원할 것이다. 국가채무 남발로 일관되고 지속적인 재정정책에 실패할 경우 저성장 굴레에서 헤어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저출산·고령화 등 꼭 필요한 데 써야 할 예산마저 빠듯한 상황인 만큼 여야가 대국적인 견지에서 재정 건전화에 협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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