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묶인 尹, 조기 레임덕 위기… ‘남은 3년’ 멀고도 멀다

윤석열 대통령의 앞날은

국정 동력 잃어 핵심 정책 빨간불
대통령실·내각 전면개편 불가피
책임론 대두 당 장악력 떨어질 듯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1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특별강연을 하기 위해 연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이 4·10 총선에서 압승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운영 동력을 잃고 조기 레임덕에 빠질 위기에 놓였다. 국민의힘 참패로 의료개혁 등 핵심 정책 추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용산 책임론’은 윤 대통령의 당내 영향력마저 약화시킬 전망이다. 국정 쇄신을 위해 대통령실과 내각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10일 여당의 총선 참패에 침묵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충격적인 결과”라며 “현재 추진 중인 정책들에 법 개정과 재정 투자 등 국회의 뒷받침이 필요한 사안이 많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 임기가 3년 넘게 남은 상황인데 우려되는 바가 많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21대 국회의 ‘거대 야당’ 구도가 바뀌길 기대했지만 개표 결과 예상보다 크게 패배한 것으로 나오자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5년 임기 내내 여소야대 환경에서 국정을 운영하는 대통령이 됐다. 집권 3년차를 맞아 민생토론회와 함께 본격화한 ‘정책 드라이브’에도 제동이 걸렸다. 의료개혁을 비롯해 윤 대통령이 강한 의지를 보여온 정책을 실행하려면 국회에서의 법률 제·개정이 필수적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의사들의 ‘사법 리스크’ 최소화, 건강보험 이외의 정부 재정 투입 등은 국회 협조 없이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야권은 탄핵소추나 특검법 통과마저 거론하는 실정이다. 윤 대통령은 야권의 ‘입법 독주’를 비판하며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해 왔지만 앞으로는 같은 법안이 정부에 이송되더라도 막기 어려울 수 있다. 여권 관계자는 “거대 야당은 개헌을 포함해 많은 것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당의 총선 참패로 윤 대통령은 당정 관계에 있어서도 입지가 좁아질 전망이다. 선거 패배 책임론을 둘러싸고 대통령실 참모들과 내각의 교체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후보 일부는 선거 전부터 ‘용산 리스크’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대통령실 참모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여권 관계자는 “분위기가 좋을 때는 문제가 되지 않던 것들이 앞으로는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김건희 여사와 함께 개표 상황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선거 결과가 완전히 확정되는 11일 오전 대변인실을 통해 윤 대통령의 입장을 밝히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메시지 내용과 수위는 이날 늦게까지도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총선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민생 살리기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꼭 필요한 정책은 정치적 유불리와 무관하게 추진한다는 자세”라며 “정부는 정부가 할 일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