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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성난 민심 보여준 총선… 타협의 정치 하라는 명령이다

윤석열정부의 ‘불통·독선’ 심판에
국정기조 전환 불가피… 민주당도
승리에 취해 오만하면 안 된다


22대 총선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국민은 집권 2년 동안 불통과 독주로 점철된 윤석열정부의 국정 운영을 준엄하게 심판했다. 비례대표 투표용지 수검표 등의 이유로 밤새 정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방송 3사의 공동 출구조사와 개표가 완료된 지역의 선거 결과 등을 종합하면 범야권이 200석 안팎을 차지하는 대승을 거뒀다. 윤석열정부 심판론이 입법 권력을 장악한 거대 야당 견제론을 압도한 것이다. 21대 국회보다 더 강한 야당을 상대해야 하는 윤 대통령으로서는 국정기조를 전면적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게 됐다. 야당의 협조 없이는 남은 3년 임기 동안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 야권은 공천에서부터 선거운동까지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당 장악을 위한 ‘비명횡사·친명횡재’ 공천을 강행했다. 막말과 부동산 투기를 일삼은 부적격 인사를 걸러내지도 못했다. 실패로 입증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고집해 위성정당이 다시 난립했고, 국가관이 의심스러운 인사들에게 국회 진입의 길을 내줬다.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도 선거에 뛰어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반(反) 윤 대통령’만 강경하게 외치며 강성 지지층을 끌어모아 진영 갈등을 부추겼다. 그런데도 국민은 정권 심판에 나섰다. 정부여당의 잘못을 질책하는 표심이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을 훌쩍 뛰어넘었다. “뽑을 사람이 없다”는 정치 불신과 혐오를 극복하고 67%라는 32년만의 최고 투표율로 민심의 무서움을 보여줬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투표로 드러난 국민의 준엄한 경고를 새겨들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통합의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간절한 호소를 잊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약속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거대 야당과의 협치에 나서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여당 내부의 작은 이견조차 용납하지 않았다. 노동·교육 등 반드시 이뤄야 할 각종 개혁조치는 정책 혼선 속에 표류했다. 가파르게 치솟은 물가에 고통받는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엉뚱한 대파 발언으로 분노를 샀다. 이제 이런 독단적인 국정운영은 바뀌어야 한다. 야당과 힘으로 맞서는 대신 먼저 고개를 숙이고 손을 내밀어야 한다. 나라 안팎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야당과 함께 가는 길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거대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도 갈등과 대결 대신 타협의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 국민은 정부여당에 먼저 회초리를 든 것이지 야권의 위선과 막말까지 지지한 것은 아니다. 총선 이후 진영 갈등과 분열이 더 심해질 것을 걱정하는 국민이 많다. 총선 승리에 도취해 잘못된 특권의식을 버리지 못한다면 다음 심판은 야당을 향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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