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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위기 없다는데… 韓 경제 약한고리 ‘위험신호’

캐피털·저축銀 부동산PF 46조
건전성 악화에 장기연체 증가
건설사 신용등급 줄하향 치명타
미분양땐 돈맥경화 심해질 수도

입력 : 2024-04-11 04:04/수정 : 2024-04-11 04:04
게티이미지뱅크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금융 당국 수장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4월 위기설은 없다”고 단언하고 있지만 관련 우려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늦어지면 한국 경제의 약한 고리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10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약한 고리로 꼽히는 제2 금융권 내 캐피털사와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위험 노출액이 특히 많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동산 PF 잔액 189조원 중 캐피털사와 저축은행 몫은 46조원으로 추정된다. 전체의 4분의 1 수준이지만 각사의 자기자본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지 않다.

특히 신용 ‘A’ 등급 이하 캐피털사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금융 비중이 149%에 이른다. 저축은행 또한 124%로 100%를 초과하는 상황이다. 이 중 만기가 통상 6개월 안팎으로 짧은 브리지론(시행사가 토지를 매입하거나 인허가를 받기 위해 사용하는 대출)과 올해 중 만기가 도래하는 본 PF 등 단기 부동산금융만 봐도 캐피털사는 자기자본 대비 118%, 저축은행은 113%다.

대부분이 대출 취급 후 1년 이상 지난 장기 연체 상황이다. 캐피털사의 경우 전체 브리지론 사업장 중 1년 미만은 18%, 저축은행은 13%에 불과하다. 2년 이상 지난 사업장도 캐피털사는 23%, 저축은행은 20%에 이른다. 그야말로 산소 호흡기에 의지해 간신히 숨만 쉬는 상황이다. 반면 대손 충당금 적립률을 보면 캐피털사는 5%, 저축은행은 6%에 불과해 손실 흡수력이 그다지 강하지 않다. 부실 사업장을 경·공매 등으로 정리할 때 낙찰가율이 하락해 담보 가치 재산정이 불가피한데 현재 적립된 충당금으로는 오래 버티기 힘들다.

신용 등급 하향 위기에 직면한 건설업계도 약한 고리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들어 지난 3월까지 신용 등급이나 전망이 하향 조정된 ‘BBB’급 이상 건설사는 GS건설 신세계건설 한신공영 대보건설 4곳이다. 한신평과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GS건설의 신용 등급을 ‘A+’에서 ‘A’로 강등했다. 신세계건설은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신용 등급이 내려갔고 한신공영과 대보건설은 신용 등급(‘BBB’)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신용 등급 하향은 시공권을 따내는 조건으로 책임 준공 등 보증을 서야 하는 건설사에 치명타다. 부동산 PF 조달 금리가 높아지고 회사채는 안 팔리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된다. 부동산 경기가 나아지지 않아 시공 사업장에서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자금줄이 막히는 ‘돈맥경화’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고금리와 부동산 저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 PF 사업장 부실화는 불가피하다”면서 “그 속도가 빨라 시스템 불안으로 이어지면 실물 경제가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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