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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쟁할 수 있는 ‘보통국가’ 일본… 외교안보 전략 점검해야

사진=A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8일(현지시간) 미국 국빈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기시다 총리는 방미 기간 중 미국과의 무기 공동 개발·생산, 미군과 자위대 간 지휘통제 연계 등에 합의하면서 안보정책 전환을 공식화할 전망이다. 평화헌법이 1947년 시행된 후 77년 만에 일본이 국가 안보를 위해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국가’가 됐다는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인 일본은 패전 후 평화헌법에 ‘공격당했을 때만 반격한다’는 원칙을 명시했다. 역대 내각은 “(일본은 평화헌법 9조에 의거해)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해석을 해왔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일본의 보수 정치인들은 군사력을 갖고 외교·군사활동을 펼치는 보통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14년 7월 집단자위권 행사에 대한 헌법 9조 해석을 변경했다. 2015년 10월에는 일본 참의원에서 안보법안을 통과시켰는데 집단자위권 행사를 가능하게 하고, 자위대의 해외활동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기시다 총리는 이를 이어받아 2022년 12월 각의에서 방위정책을 대전환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른바 안보 관련 3대 문서를 개정했는데, 미사일 발사 거점 등 적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 보유를 명기했다. 미국은 일본의 방위정책 전환 직후 환영 의사를 표시했다. 일본의 국방력 강화를 인도·태평양 전략 등과 연계시키겠다는 의도다. 평화헌법 제정 당시 일본의 군사력 행사를 막는 데 관여했던 미국은 이번 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일본의 보통국가화를 용인해주는 모양새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전쟁 가능한 국가가 된다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한·일 관계는 물론 중국·러시아·북한 등과의 관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일본이 반격능력을 갖게 되면 중국과 북한에 대한 미사일 공격 등이 가능해진다. 우리 정부는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별로 한·일 및 한·미·일의 대응 방안에 대한 협의를 서둘러야 한다. 아울러 일본의 변화가 우리 안보에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달라진 상황에 걸맞은 대일 정책과 외교·안보 정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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