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면 국힘만 어부지리”… 민주당 ‘악재 3인방’ 버티기

‘허술한 공천’ 판세 영향 우려도

사퇴 땐 더 큰 공격 뻔해 부담 가능성
양문석 “잘못있지만 기회달라” 읍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울산 남구를 방문, 박성진 후보 지원 유세를 마치고 차에 오르며 지지자를 향해 엄지를 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 막판 악재로 떠오른 ‘막말 논란’ 김준혁(경기 수원정), ‘편법대출’ 양문석(경기 안산갑), ‘아빠 찬스’ 공영운(경기 화성을) 후보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후보직을 사퇴하면 국민의힘이 어부지리를 누리는 상황을 경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의석을 잃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공천 심사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어서 여당에 공격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김지호 민주당 부대변인은 4일 SBS라디오에서 이들 3인방에 대한 당의 대응과 관련해 “유권자들이 선택할 권리도 있지 않으냐”며 “저희가 후보를 빼버리면 국민의힘이 무투표 당선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혼란스러운 선거 판세를 만드는 것도 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제 와서 후보를 사퇴시키면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국민의힘으로부터 더 큰 공격을 받을 수 있다”며 “지금은 낮은 자세로 국민 판단을 기다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윤석열정부 심판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점도 민주당이 세 후보를 내치지 않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야권 지지층 사이에서 정부 심판론이 워낙 거세 개별 후보의 문제가 불거진다고 해도 결집이 흐트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만약 3인방 악재 탓에 지지율이 흔들리는 지역이 있었다면 이미 세 사람을 끌어내리라는 목소리가 나왔을 것”이라며 “그런 요구가 없다는 것은 후보들이 피부로 느끼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 내부에선 이들 세 명의 대진표가 유리한 것도 ‘버티기’가 가능한 이유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후보의 경우 ‘대파 한 뿌리’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와 맞붙는다. 공 후보 지역구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출마로 여권표가 분산돼 유리한 구도가 만들어졌다는 평가다. 양 후보의 안산갑은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으로 분류된다.

양 후보는 이날 경기 안산시 유세에서 “윤석열과 한동훈이 양문석을 비난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언어도단”이라고 반격에 나섰다. 그는 “잘못한 게 있지만 기회를 달라. 윤석열 정권을 종식시키는 데 깃발이 되겠다”고 울먹이며 호소했다.

다만 당내에선 ‘3인방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비수도권 재선 의원은 “대통령부터 문제가 있다 보니 후보 도덕성 판단 잣대가 망가진 느낌”이라며 “3인방이 지역선거에서 심판을 받아 지지율이 떨어져야 당 책임자들이 정신을 차릴 텐데 그렇지 않으니 ‘이것도 국민의 뜻’이란 식으로 슬쩍 넘어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3인방에 대한 반발심이 지금은 표출되지 않더라도 민심에 차곡차곡 쌓일 수 있다”며 “선거 이후 그들에 대한 당의 평가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환 신용일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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