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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 대통령의 대화 제안, 전공의들은 외면 말아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충남 공주시 공주의료원에서 열린 의료진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연이틀 전공의들을 직접 만나 대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전공의들과의 대화를 위해 ‘시간, 장소, 의제 모두 다 열어 놓고 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정부의 업무복귀 명령을 거부하고 있는 전공의들을 윤 대통령이 만나겠다고 한 것은 사태를 조기 수습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의 유연한 대처를 지시한 데 이어 전공의들의 주장을 직접 듣겠다는 윤 대통령의 제안을 전공의들은 외면하지 말기 바란다.

대통령이 정부 정책을 반대하는 이해 당사자들을 설득하고 대화하기 위해 직접 나선 사례는 매우 드물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주제로 평검사들과 공개 토론회를 가진 적은 있지만 역대 대통령 중에 정부 정책에 반발하는 당사자들을 만나 협상하거나 공개적으로 대화를 나눈 적은 거의 없었다. 대통령이 나섰는데도 협상이나 타협이 실패할 경우 정치적 부담이 큰 탓도 있지만, 주무 부처 장관 등을 패싱하고 대통령이 모든 사안에 일일이 나설 수도 없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에게 전공의들을 만나 달라고 요구한 의료계는 전공의들도 적극 설득해야 한다. 정부의 면허정지 처분이 강행되면 받게 될 불이익은 고스란히 전공의들에게 돌아간다. 전공의를 지도하는 대학병원 교수나 개원의들이 중심인 의협 지도부가 전공의 입장을 대신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전공의들은 윤 대통령을 만나 설득당할까봐 두려운 것이 아니라면 대화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 21년 전 평검사들은 자신들의 인사권자인 노 대통령에게도 당당히 맞섰다. 오만하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검사들은 대통령 앞에서 기죽지 않았다. 의사들도 집단행동 뒤에 숨을 게 아니라 합리적인 대안이 있다면 윤 대통령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 대화를 하기도 전에 정부가 먼저 의대 증원 배정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선거용 제스처로 치부하고 대화를 거부해야 한다는 의료계 일각의 강경파들은 목소리를 낮춰야 한다. 윤 대통령과 전공의들이 만나 진솔하게 대화를 나누면 정부와 의료계 모두 윈윈하는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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