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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빙 지역 많아 중도층 ‘캐스팅보터’ 역할 커졌다


4·10 총선에서 부동층 또는 중도층(무당층)으로 분류되는 이들의 표심이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22년 대선 일주일 전에는 부동층이 한 자릿수에 그쳤지만 이번 총선에선 10%대 중반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의 3월 26~28일 조사에 따르면 선거 때 지지할 정당을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답변한 이들은 전체의 17%다. 총유권자가 4425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752만명에 해당한다.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의 3월 28~29일 조사에선 부동층이 14%, 619만명인 것으로 추정됐다. 두 조사 모두 2030세대에서 부동층이 많은 게 특징이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부동층이 많은 건 역대 어느 때보다 자질이 부족한 후보들이 넘쳐나면서 아직 마땅히 찍을 후보를 찾지 못한 탓이 클 것이다. 또 막말·네거티브 선거에 현실성 떨어지는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면서 정치 무관심층도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층으로선 후보를 고르기도 어렵고 정치 혐오감도 커졌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판까지 최선을 다해 후보를 찾고 투표에도 참여해야 한다. 14~17% 정도의 표심이 움직인다면 전국 곳곳에서 승패를 뒤집을 수 있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후보, 그나마 덜 나쁜 후보에 힘을 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3일 기준 전국 254개 지역구 가운데 55곳이 박빙 지역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도 50곳 안팎을 박빙 지역으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지역은 비단 수도권뿐 아니라 부산·경남과 충청권 등 전국적으로 걸쳐 있다. 선거가 종반으로 치달을수록 박빙 지역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박빙 지역에선 단 1~2% 차이로도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아 중도층이 어느 후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체 총선 성적표가 달라질 수 있다. 그만큼 캐스팅보터로서 부동층의 역할이 막중해진 것이다.

내일부터 이틀간 총선 사전투표가 시작된다. 본투표에 참여하기 어려운 이들은 사전투표에 나서 유권자로서 권리와 의무를 지켜야 한다. 특정 진영을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이들과 달리 부동층, 무당층은 투표를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번만큼은 빠짐없이 투표에 참여하기 바란다. 그래야 유권자들 기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무나 막 공천한 정당들을 심판하고, 막말과 투기를 일삼고 불법 행위를 저지른 부적격자들을 걸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들, 특히 중도층이 찍을 후보를 잘 골라 꼭 투표하는 게 ‘나쁜 정치’를 이기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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