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부가세 등 재정 근간 뒤흔들 공약 부적절하다


요즘 자고 일어나기 무섭게 나오는 게 선심성 공약이다. 총선이 코앞이라 막 쏟아내는 것이겠으나, 아무리 그래도 나라 재정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공약까지 동원하는 건 부적절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부가가치세 공약이 그런 경우다. 그는 1일 부가세 간이과세 기준을 연매출 8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개인사업자는 일반과세자(세율 10%)와 간이과세자(1.5~4.0%)로 나뉘는데 간이과세자 기준을 높여 대상자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주엔 생필품 부가세를 한시적으로 10%에서 5%로 내리겠다고 약속했다.

부가세 공약은 개인사업자 매출에서 물가상승분을 빼주고, 생필품 가격 급등에 따른 서민 부담을 완화해주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취지에도 불구하고 부가세(지난해 약 74조원)는 소득세(116조원) 법인세(80조원)와 함께 재정을 뒷받침하는 가장 중요한 기저 세금이란 점에서 섣불리 건들 세목이 아니다. 지난해 56조원의 세수 펑크가 난 상황에서 추가적인 세수 감소 우려가 있고, 부가세를 내린다고 물가가 잡히리란 보장도 없다. 또 기저 세금에 한번 손대기 시작하면 차후 다른 납세자도 그때그때 사정을 들어 세금을 깎아달라고 할 수 있다.

재정에 타격을 줄 공약은 야당에서도 줄을 잇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 1인당 25만원씩 13조원의 지원금을 주겠다고 공약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은 0~24세에 월 30만~50만원을 주는 연 44조원 규모 ‘아동·청소년 기본소득’공약을 내놨다. 여야의 퍼주기성 공약들은 하나같이 재원 대책이 불투명하고 ‘당선된다면’ ‘승리한다면’ 등의 단서가 붙은 그야말로 ‘아니면 말고 식’ 약속이다. 여야는 이런 공약도 일단 던지면 무조건 먹히리라 기대하겠지만 그간 유권자들이 워낙 공약(空約)에 많이 학습된 상황이라 오히려 이런 걸 남발하는 쪽에 등을 돌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