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동반 유세에 나서며 ‘윤석열정부 심판’ 단일대오를 갖췄다. 공천 과정에서 터져나온 계파 갈등의 앙금을 털어내고 선거 총력전 모드에 돌입한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열린 중·성동갑 전현희 후보 지원유세에 참석했다. 이 자리엔 중·성동갑에 공천 신청했다가 컷오프된 임 전 실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유세 도중 현장에 도착한 이 대표는 먼저 와 있던 임 전 실장을 보고 반갑게 인사하며 포옹했다.
이 대표는 임 전 실장과 전 후보, 중·성동을의 박성준 후보와 유세차량에 올라 함께 잡은 손을 번쩍 든 뒤 “존경하는 임 전 실장이 이 자리에 함께했다”며 “우리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드는 데에 모두가 힘을 합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오늘부터 마이크를 사용하고 연호하면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날”이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4·10 총선은 진보도 보수도 중도도 남녀노소도 없이 모두가 한마음으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는 날”이라며 “이 정권은 보수정권이 아닌 그냥 부도덕하고 무능하고 타락한 열등 정권, 불량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임 전 실장은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와 여러 가지 좋은 얘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후에는 경남 양산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후 부산·경남 지역에 머물며 ‘낙동강 벨트’ 지원유세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당내에서는 임 전 실장의 유세 합류를 두고 한때 내분 직전으로 치달았던 계파 갈등이 일단 마침표를 찍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 대표와 임 전 실장이 직접 만난 건 민주당 공천 갈등의 기폭제가 됐던 지난 2월 말 임 전 실장 컷오프 이후 처음이다.
문 전 대통령도 본격적으로 민주당 후보 지원에 나서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 민주당 당색인 파란 점퍼를 입고 고향 거제를 찾아 변광용 후보와 함께 계룡산을 등반했다. 문 전 대통령은 29일엔 자신이 19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지금은 배재정 후보가 출마한 부산 사상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배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문 전 대통령이 격려 차원의 방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도 이날 부산과 창원 등을 돌며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 일정을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근 인사로 시작해 퇴근 인사로 끝냈다. 그는 유세차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국민께서 맡긴 권력과 예산을 사유화하고 국민을 업신여기는 반민주적 집단에 나라를 계속 맡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동 중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켜고 충남 홍성·예산의 양승조 후보와 통화하는 등 격전지 후보를 ‘원격 지원’ 했다.
이동환 신용일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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