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26일 “일본과는 그 어떤 접촉도, 교섭도 외면하고 거부할 것”이라며 “조·일(북·일) 수뇌회담은 우리에게 관심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서 정상회담 제의를 받았다고 공개한 지 하루 만에 나온 발언으로 ‘일본인 납치 문제’와 ‘북한 비핵화’를 거론하지 말아야 한다는 북한의 전제조건을 일본이 거부한 데 따른 반응이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일본은 역사를 바꾸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며 새로운 조·일관계의 첫발을 내디딜 용기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은 저들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핵 및 미사일 현안’이라는 표현을 꺼내들며 우리의 정당방위에 속하는 주권행사를 간섭하고 문제시하려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외교적 관계 증진만 생각했고 일본은 납치문제와 비핵화 등 전통적 주제로 현안을 풀어가겠다는 입장이어서 애초에 대화의 문턱을 넘기 쉽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런 코멘트 하나하나에 대해 말하는 것은 삼가겠다”며 “일본으로선 북한과의 현안 해결을 위해 기존 방침에 따라 계속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중혁 박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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