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장과 교수들이 무릎을 꿇은 채 학생의 발을 닦았다. 서울 서대문구 명지대(총장 유병진)가 26일 진행한 2024학년도 세족식(사진)에서다.
선생이 제자의 발을 씻는 명지대 세족식은 2000년 시작했다. 기독대학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이어온 세족식은 예수의 수난을 기념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해마다 수난절에 세족식이 진행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명지대는 코로나로 인해 2020년부터 잠시 멈췄던 세족식을 올해 재개했다. 27일까지 이어지는 8차례 채플에서 교수 10명씩 구성된 세족 위원이 학생들의 발을 닦는다. 유병진 총장도 첫날 세족 위원으로 참여했다.
구제홍 명지대 교목은 “다른 사람의 발을 씻는 일은 고대 근동의 전통이자 노예가 주인에게 행하던 것”이라며 “예수께서도 잡히시기 전날 제자들의 발을 씻기며 섬김의 자세로 살도록 가르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대학도 겸손히 사랑하며 서로 섬기기 위해 20여년 전부터 세족식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세족식 위원으로 참여한 김대원 명지대 교수기도회 회장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세족식에 참여했다”며 “교수와 학생이 서로 섬기는 아름다운 공동체가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글·사진=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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