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저출산 이면에는 물질주의·소비주의라는 우상 도사리고 있어… 제자훈련 통해 결혼의 중요성 심어줘야”

[글로벌 미션 EYE] <2> 영국 예수전도단 창립자 린 그린 선교사

영국 예수전도단(YWAM) 창립자인 린 그린 선교사가 기획, 홍콩에서 개최한 화해 원정대 행사 현장. 홍콩에 모인 기독교인들은 이 행사에서 19세기 중반 아편전쟁 당시 중국에 불공정한 조약을 부과한 8개국을 대표해 선조들의 탐욕과 폭력에 대해 사과했다. YWAM UK 제공

1960년 설립된 예수전도단(YWAM)은 세계 최대 규모의 개신교 선교단체다. 린 그린(76) 선교사는 로렌 커닝햄(1935~2023) 목사와 함께 YWAM의 초창기 멤버이자 영국 YWAM 창립자다.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110개국을 다니면서 반세기 넘게 복음 사역에 매진해 온 그는 다양한 사회 속에서 터득한 특유의 글로벌 감각으로 복음을 전하고 지키는 선교사들의 롤 모델이 돼왔다. 그린 선교사를 최근 줌(Zoom)으로 만났다.

그린 선교사는 최근 한국사회의 최대 현안인 저출산·낙태 문제와 관련, 이슈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물질주의 및 소비주의를 지적했다. 그는 또 차별금지법 제정 등 법·제도로 기독교 신앙의 가치가 훼손될 경우 신뢰를 잃어버린 영국교회처럼 ‘텅 빈’ 교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교회 공동체를 향해서는 “교회 지도자들을 유명인사로 만들지 말라”고 강조했다. 유명 목회자의 실패는 반기독교 세력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린 그린 선교사. YWAM UK 제공

-1973년 YWAM 아웃리치를 통해 처음 방한했다. 당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나.

“당시 한국 방문은 나의 첫 번째 아시아 대륙 아웃리치였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건 한국의 사우나에 방문했던 경험이다. 사우나에서 두 가지를 깨달았다. 첫째는 한국 남성들이 나보다 훨씬 더 높은 온도를 견딜 수 있다는 점이고, 둘째는 문화의 중요성이었다. 모든 나라마다 고유의 문화가 있기에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문화에 동화될 때 사람들도 더욱 마음을 열더라.”

-한국 YWAM 사역은 캠퍼스 선교가 주를 이룬다. 최근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캠퍼스 선교 또한 위축되고 있는데.

“먼저 저출산 이면에는 물질주의와 소비주의라는 우상과 사람들 마음속에 도사리는 우울감과 관계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는 점을 짚고 싶다. 저출산 극복 방안은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제자훈련에 힘쓰는 것이다. 제자훈련을 할 땐 하나님의 언약과 창조를 강조하면서 결혼의 중요성에 대해 꼭 가르쳐야 한다. 건강한 인간관계와 신앙관, 경건한 환경 가운데 아이들을 양육하면 아이들도 훗날 건강하고 안정적인 인간관계를 맺는 사람으로 자란다.”

-많은 언론과 통계가 영국을 서구의 대표적인 기독교 쇠퇴국처럼 얘기한다. 영국의 기독교 분위기는 어떤가.

“말마따나 많은 영국교회가 나이트클럽 영화관 모스크 등으로 대체되고 있다. 성공회와 감리교, 침례교 같은 교단의 교인수 통계만 봐도 영국교회는 쇠퇴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의 기독교는 부흥하고 있다. 최근 영국 YWAM 팀이 전국을 순회하며 목격한 바, 성경공부를 하는 젊은이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청년세대가 부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이 일어난 배경이 궁금하다.

“정부 권력 구조의 일부인 영국 성공회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정부가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킨 후 영국 내 기독교 활동이 상당히 위축됐고 왜곡된 교회 모습에 실망한 이들이 하나둘 교회를 떠났다. 하지만 그들은 하나님을 떠나지 않고 관계중심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성경공부 운동으로 옮겨가고 있다.

성경을 중심으로 한 정기적인 소규모 성경 모임을 통해 하나님과 더욱 견고한 관계를 맺게 됐다. 이는 매우 빠르고 극적인 성장을 이룬 초대교회의 모습과 유사하다. 초대교회 역시 성도들의 집에 조용히 모여 매우 관계적으로 유지돼 왔다. 나는 이런 현상을 두고 영국 기독교가 성장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선교 전문가의 눈으로 본 목회자의 자질, 건강한 교회공동체란.

“목회자나 교역자 등 지도자를 유명인사로 만드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남기신 교회는 계층구조의 교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목회자가 부유해지고 유명해지고 사람들이 목회자를 치켜세우게 되면 목회자가 오만해지고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을 위험이 있다.

유명 목회자의 실패는 곧 기독교 신앙을 원치 않는 자들의 무기로 돌변할 수 있다. 따라서 계층구조의 교회에서 관계형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 YWAM이 2011년 모든 직책을 없앤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문서선교 후원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