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8일 서울에서 열린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신기술이 민주주의를 증진하면서 개인과 사회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도록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중구 신라호텔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를 주제로 진행된 개회식에 참석해 “민주주의는 어느 한 나라나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수호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 해인 2021년 12월 권위주의 국가들의 부상에 맞서 민주주의 진영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처음 개최했다.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미국 외 지역에서 열린 건 한국이 처음이다. 이번 회의는 오는 20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된다.
윤 대통령은 개회식 후 이어진 장관급 회의 주제가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임을 강조한 뒤 “생활의 편익과 민주주의 위기라는 양면적 현상을 함께 생각해보게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의 혁신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인류가 꿈꿔 온 상상을 현실 세계에 구현하고 있다”며 “한편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가짜 뉴스와 거짓 정보는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민주주의 시스템마저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또 “국가 간 디지털 기술 격차가 경제 격차를 확대하고 이는 다시 민주주의 격차를 크게 만들기도 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9월 미 뉴욕에서 직접 발표한 ‘디지털 권리장전’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은 불과 70여년 전 공산 전체주의 세력의 침략으로 폐허가 됐다”며 “이를 딛고 일어선 대한민국은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회의를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발전 경험을 함께 나누고 미래의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해 연대하고 협력해 나갈 길을 함께 논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 참석차 방한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도 “더 나은 민주주의를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한·미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한·미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의 이번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최를 특별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이동통신 3사에 통신비 부담 절감을 위한 책임 있는 결정을 촉구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정부는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 등 국민 통신비 부담 경감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단통법 위임행정규칙은 이동통신 사업자 변경 시 번호이동 지원금을 50만원 이내에서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했지만 통신 3사가 최대 13만원까지 지급하기로 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