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민주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교체를 요구한 것을 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버렸다고 공격했다.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서는 전쟁을 빨리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의 네타냐후 총리 비판 발언에 대해 “바이든과 민주당은 이스라엘에 매우 나쁜 존재”라며 “바이든이 이스라엘을 잘 대했다면 그들은 결코 공격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바이든이 강력한 이스라엘 지지자였다면 이란 핵협정은 절대 체결되지 않았을 것이고 이스라엘은 공격받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이스라엘이 이런 사람들(민주당)과 함께하고 있다. 충성의 대상이 잘못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상원 회의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국익보다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우선한다며 이스라엘에 새로운 선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네타냐후 총리의 교체를 촉구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좋은 연설”이라며 이를 두둔했다.
트럼프는 “(바이든은) 어디에서 더 많은 표를 얻을 수 있는지 보고 있다. 밖에서 많은 사람이 (반이스라엘) 시위하는 것을 봤고 이에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그래서 갑자기 이스라엘을 버렸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진보계와 아랍계 유권자들의 반발을 우려해 이스라엘에 대해 변심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선 “이것(전쟁)을 빨리 마무리하고 평화의 세계로 돌아가야 한다. 세상에는 평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직접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종식을 촉구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또 “내가 재선되면 취임식 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을 해결하도록 하고, 중동에 평화를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그는 이날 CNN 인터뷰에서 “슈머 원내대표가 말한 건 완전히 부적절했다. 자매 민주주의 국가의 선출된 지도부를 교체하려고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그것은 이스라엘 대중이 알아서 할 일이고 우리는 바나나공화국(정치적으로 불안한 작은 나라를 경멸적으로 지칭하는 말)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인 다수가 내 정부의 정책을 지지한다. 우리는 과격분자의 정부가 아니고 국민 다수가 지지하는 정책을 대표한다”며 “슈머 원내대표가 이들 정책을 반대한다면 내가 아니라 이스라엘 국민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에서도 “국제사회의 우리 친구들에게 나는 건망증이 있느냐고, 그래서 홀로코스트 이후 최악이었던 지난해 10월 7일 유대인 학살을 그렇게 빨리 잊었느냐고 묻는다”면서 “전쟁을 멈추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스라엘군과 정부, 총리에 대한 거짓 주장을 펴고 전쟁 중에 총선을 치르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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