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선거운동이 본격화하면서 거리엔 트로트 음악이 울려 퍼질 것으로 보인다. 멜로디가 단순하고 경쾌한 데다 다양한 연령층에 친숙한 트로트는 여야 모두 선거 운동에서 가장 선호하는 콘텐츠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너나 나나’, 이이경의 ‘칼퇴근’ 등 2곡을 개사해 선거 운동에 사용키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각각 ‘너나 나나 국민의힘’, ‘퇴근 퇴근 퇴근 퇴근 하고 싶어요. 2번 2번 2번 너무 좋아요’라는 가사가 반복돼 당명과 기호를 강조한다. 더불어민주당도 조만간 트로트곡을 중심으로 로고송을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모두 선거 때마다 트로트를 앞세워 선거운동을 했다. 사단법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음저협)에 따르면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박군의 ‘한잔해’, 영탁의 ‘찐이야’, 유산슬(유재석)의 ‘사랑의 재개발’, 홍진영의 ‘엄지척’, 박상철의 ‘무조건’ 등이 선거 로고송으로 많이 사용됐다. 정당마다 직접 만든 자작곡이나 아이돌의 댄스곡을 개사해 선거운동에 사용하기도 하지만 ‘파괴력’에서 트로트에는 미치지 못한다. 21대 총선 당시 선거 로고송 사용 상위 10개곡 중 상위 8곡이 트로트였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좋아하는 음악을 가져다 쓸 수는 없다. 선거 로고송은 주로 기존 대중가요를 개사 또는 편곡해 만든다. 따라서 저작권법 제46조(저작물의 이용허락)에 명시된 대로 음악의 원저작자인 작사, 작곡가에게 먼저 사용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후 한음저협의 선거 로고송 사용신청 절차에 따라 심사를 거쳐 음악 사용료를 내야 한다. 저작자의 사전 승낙을 받지 못하면 선거 로고송으로 사용할 수 없다.
선거 홍보용 음악 사용료는 선거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대통령 선거의 경우 곡당 사용료 200만원, 광역단체장 선거는 100만원, 국회의원 선거는 50만원을 후보자 측에서 납부해야 한다.
한음저협에 내는 음악 사용료 외에 저작자에게 저작 인격권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후보자 측은 보상 금액을 확정 짓는 개작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 원저작자가 동의서에 서명하면 동일성 유지권 등 저작 인격권과 관련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게 된다.
한음저협 관계자는 “후보 공천이 마무리되는 시점이라 이번 선거 로고송 신청은 아직 많지 않고 공개하기가 어렵다”면서 “총선의 원활한 진행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11일부터 별도의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이용 허락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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