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세계적인 유전체 연구기관인 미국의 잭슨랩과 손잡고 알츠하이머와 암 발병 원인과 치료를 위한 인공지능(AI) 공동 연구·개발에 나선다. AI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과 방대한 의학 데이터를 확보한 해외 연구기관 간 공동 프로젝트가 신약 물질이나 치료법을 발굴·개발하는 데 드는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전망이다.
LG는 LG AI연구원과 잭슨랩이 지난해 12월 파트너십 업무협약을 맺은 데 이어 최근 본 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양사는 알츠하이머와 암의 발병 원인과 진행 과정을 분석하고 치료제 효과까지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협력할 계획이다.
LG AI연구원과 잭슨랩은 LG의 생성형 AI ‘엑사원(EXAONE)’에 잭슨랩이 보유한 알츠하이머의 유전적 특성과 생애주기별 연구 자료를 학습시킬 예정이다. 비영리 연구기관 잭슨랩은 알츠하이머와 암 등의 질병과 관련한 다양한 유전적 변이와 돌연변이 유전자 등에 대한 폭넓은 연구 자료를 보유한 곳이다.
LG AI연구원과 잭슨랩은 또 암 진단과 치료 분야에 특화된 AI 모델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환자 맞춤형 치료 방안까지 제시하는 AI 모델 개발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양사는 비싸고 특수한 검사를 하지 않더라도 병리 이미지만으로 암을 빠르게 진단하고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멀티모달 생성형 AI 모델과 개인별 유전체 정보 특성에 맞는 맞춤형 항암 치료 선택지를 의사에게 제안하는 대화형 AI 모델 개발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론 카돈 잭슨랩 최고경영자(CEO)는 “AI와 유전체학이라는 양사가 갖고 있는 고유한 강점을 잘 활용해 헬스케어 분야를 혁신할 수 있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AI 기술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LG는 인공지능과 바이오, 클린테크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2022년 ‘신항원 예측 AI 모델’을 개발한 데 이어 지난해 7월 신약·신소재·신물질을 개발하는 생성형 AI 플랫폼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공개했다.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해 8월 미국 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 등을 찾아 바이오와 AI 분야 전략을 점검하며 “지금은 작은 씨앗이지만 꺾임 없이 노력하고 도전해 나간다면 LG를 대표하는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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