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속 세상] 뻥… 통념을 찬다, 스트레스도 차버린다

나도 골때녀… 풋살 즐기는 여성들

국민대 멀티스케일 신재생에너지 연구원으로 일하는 김소희씨는 매주 목요일 저녁이면 풋살 선수로 변신한다. 실험 가운을 입은 김씨가 지난 7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 연구실에서 실험을 진행하다 촬영에 응하고 있다. 이날 저녁에 일찍 퇴근을 한 그는 경기도 고양시의 실내 풋살장에서 2시간가량 종횡무진으로 운동장을 누비며 땀을 흘렸다. 유니폼 차림으로 풋살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매주 목요일 오후 8시가 되면,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자리한 실내 풋살장이 뜨거워진다. 20대부터 50대에 이르는 여성 10여명이 이곳으로 모여든다. 직업도 연구원, 간호사, 군인, 가정주부 등으로 다양하다. 이들을 묶는 고리는 간이 축구로 불리는 풋살이다. 축구는 다른 스포츠보다 여성에게 문턱이 높았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 여성 축구 예능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풋살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풋살을 마친 여성 동호회원들이 축구공을 가운데 두고 발을 모아 SNS에 올릴 인증 사진을 찍고 있다.

김소희(25)씨는 국민대 멀티스케일 신재생에너지 연구실에서 수소 연료전지의 셀·전극 개발 연구원으로 일한다. 거의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실험실에서 바쁘게 지낸다. 실험과 연구에 논문 준비까지 하다 보니 체력이 달린다는 느낌을 받은 김씨는 할만한 운동을 찾았다고 한다. 조건은 실험에 방해되지 않게 손이 아닌 발로 하는 운동이었다. 그렇게 지난해 10월 풋살과 ‘운명적’으로 만났다.

여성 풋살클럽 '아워위너' 소속 동호회원들이 트래핑 기술을 연습하고 있다.

김씨는 요즘 매주 목요일이면 일찌감치 퇴근 준비를 한다. 오후 7시에 실험을 끝내고 고양시에 있는 실내 풋살장으로 부리나케 달려간다. 동료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준비운동을 마치면, 코치 지시에 따라 1시간가량 기본기를 익힌다. 이어 5명씩 팀을 나눠 경기를 치른다. 김씨는 “숨이 턱 끝까지 차도록 뛰어다니며 공을 차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직업도, 나이도 다양한 사람을 만나 얘기를 나누다 보면 삶을 바라보는 여러 방법을 배우게 돼 좋다”고 말했다.

아워파이어 소속 풋살선수들이 지난 8일 서울 양천구 목동운동장 다목적구장에서 시합을 하고 있다.

여성 풋살 동호인은 2021년 89명(협회 등록 기준)에서 지난해 5010명으로 급증했다. 운영되는 팀은 173개에 이른다. 협회에 등록하지 않은 사람까지 고려하면 풋살 인구는 1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풋살 입문자를 위한 여성 풋살클럽 ‘아워풋볼’을 운영하는 김창현(32) 대표는 “최근 풋살을 시작하려는 여성 문의가 매우 많아졌다. 축구화 하나만 있어도 풋살을 시작하기에 무리가 없으니 많은 사람이 두려움 없이 풋살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글·사진=권현구 기자 stow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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