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WKBL) 용인 삼성생명이 봄 농구 첫 경기에서 혈투 끝에 ‘디펜딩 챔피언’ 아산 우리은행을 꺾고 ‘3위의 반란’을 일으켰다.
삼성생명은 10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과의 2023-2024 WKBL 4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1차전에서 60대 56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정규리그 3위였던 삼성생명은 올 시즌 우리은행(2위)에 1승 5패로 열세였지만, 이번 승리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역대 PO 1차전 승리 팀의 챔프전 진출 확률은 85.7%(49회 중 42회)다. 챔프전 통산 11회 우승을 거둔 강호 우리은행은 1차전 패배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삼성생명은 주축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쳤다. 이해란(15점)과 이주연(12점), 강유림, 키아나 스미스(이상 11점) 등 4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우리은행은 에이스 김단비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3점을 쏟아내며 고군분투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3쿼터까지 근소한 리드를 잡은 건 우리은행이었지만 삼성생명이 대반격에 나섰다. 삼성생명은 4쿼터 막판까지 이어지던 시소게임 상황에서 강유림이 뱅크슛 득점과 3점포를 연달아 터뜨리며 58-56의 역전을 주도했다. 우리은행은 경기 종료 13초를 남기고 박지현이 U파울을 범하면서 추격 기회를 잃었다. 삼성생명 이주연이 U파울로 얻은 자유투 2구를 모두 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그간 삼성생명은 봄 농구에서 ‘우리은행 킬러’ 이미지가 강했다. 이날 승리로 역대 PO 상대전적은 12승 5패가 됐다. 삼성생명은 2020-2021시즌 PO에서도 우리은행을 꺾고 챔프전에 진출해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한편 정규리그 우승팀 청주 KB스타즈는 전날 부천 하나원큐와의 4강 PO 1차전에서 69대 51로 승리하며 가뿐히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정규리그 1~5라운드 최우수선수(MVP)를 휩쓴 박지수가 17점 15리바운드로 변함없는 활약을 보인 가운데 가드 허예은이 15점을 보태며 승리에 기여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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