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부자들도 주식 사기 시작했다”… 투자로 인식 전환

[주주환원 시대로 밸류업]
저축만 하던 일본인들 “주식은 도박 아닌 투자”
소액투자 비과세… 개인 투자 ↑

지난달 22일 일본 도쿄의 한 건물 전광판에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붉은 축포가 터지는 듯한 배경 위에 표시돼 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34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금 40대가 학생일 때만 해도 주식 투자는 도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연예인들이 투자 얘기를 합니다.”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에서 만난 미야카와 다이스케 와세다대 상학부 교수가 들려준 ‘요즘 일본’ 분위기다. 미야카와 교수는 “연예인들의 경험담은 젊은층이 상당히 귀 기울여 듣는 편”이라며 “초등·중학교에서도 종목을 고르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등 주식 투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지난 1일 장중 3만9500선을 돌파했다. 1989년 12월 이후 최고 기록이다. 개인투자자의 증가는 일본 증시 활황의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주식 투자를 도박과 비슷하게 여기던 일본 사회가 ‘저축 대신 투자’로 인식을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시가 활기를 띤 데는 소액투자 활성화 제도의 영향도 크다. 일본은 올해부터 ‘신 NISA’(Nippon Individual Savings Account·소액투자비과세제도)를 도입하고 주식투자 양도소득세를 일정금액 면제해준다. 비과세 기간은 5년에서 무기한 연장하고, 연간 투자한도도 120만엔(약 1067만원)에서 360만엔까지 확대했다.


NISA 혜택을 확대한 것은 저축을 투자로 돌리기 위해서다. 일본은행의 ‘자금 흐름 통계’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개인 금융자산 잔액은 2042조엔이었는데, 이 가운데 54.2%가 현금과 예금이다. 상장주식은 6.4%에 불과했다. 다만 개인 주식보유금은 전년보다 10조엔 증가한 131조2000억엔으로 2020년 기록한 125조5000억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개인 주주도 2022년 말 기준 1489만명으로 4년 연속 증가 추세다.

지난해 10월 일본증권업협회(JSDA)가 발표한 ‘개인투자자 증권 투자에 대한 태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000명 중 42.8%가 “NISA 세제 혜택을 알고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답했다. 지난해 투자를 시작한 사람의 85%는 NISA 계좌를 개설했다고 했다. 이는 NISA 제도가 도입된 2014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미야카와 교수는 “소액투자자뿐 아니라 부자들도 지수 상승 이후 투자로 돌아섰다”며 “그동안 현금을 은행에 묶어뒀던 부자들은 미리 투자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면서 ‘지금이라도 시작하자’며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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