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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OECD 장시간 근로 국가 오명에 생산성은 최하위

노동시간 총량 고집하지 말고
한국식 일하는 방식도 탈피해야
생산성은 물론 저출산도 개선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월평균 근로시간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에 힘입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의 고용노동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들의 월평균 근로시간은 156.2시간으로 전년보다 2.5시간 줄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전인 2016년(월 172.4시간)과 비교하면 16.2시간(9.3%)이나 감소했다. 147시간에서 2022년 기준 142.6시간으로 4.4시간(2.9%) 감소에 그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보다 속도가 빠르다. 그러나 회원국 중 한국보다 많이 일하는 나라는 5개국뿐으로 여전히 우리나라는 장시간 노동 국가라는 오명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생산성은 최하위권에 머물러 IT 강국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시간당 노동생산성을 보면 한국은 2022년 OECD 회원국 평균 64.7달러의 4분의 3인 49.4달러로 37개국 중 33위다. 그동안 주 52시간제에 대한 노동시간 유연제 시행 여부로 노동계와 재계 간 줄다리기만 벌이느라 생산성 문제는 도외시한 건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에른스트 앤드 영이 2012년 한국 직장인 생산성 인식 실태 보고서의 충격적인 내용이 12년이 지난 지금도 유용한 이유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의 하루 평균 8.5시간의 근무 동안 실제 일한 시간은 4시간뿐으로, 이보다 긴 4시간30분이 비효율적으로 소비되고 있었다. 보고서는 이를 연간 비용으로 환산하면 146조원으로 국내총생산의 11.6%에 이른다며 낭비되는 30%만 줄여도 44조원을 아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발독재 때부터 강요돼 온 ‘일찍 출근해 오래 일하면 매출이 는다’는 한국 특유의 일하는 방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생산성 향상은 요원하다. 더욱이 4차혁명 시대엔 노동 시간의 총량만 고집해선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정부는 장시간 노동 해소를 위한 근로시간 개편을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통해 추진하고 있다. 장시간 근로가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는 결혼 감소로 이어진다는 조사도 있는 만큼 근로 형태의 비효율을 걷어내기 위한 논의가 절실해 보인다. 지난달 말 한국노총을 중심으로 ‘주4일제 네트워크’가 출범해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하고 있지만, 논의의 출발은 생산성 향상에 있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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