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출렁일 때 덩치 키운 新브릭스… 세계 경제 ‘게임 체인저’ 될까

사우디 등 5개국 가세 몸집 2배로
성장세 뚜렷… 새 경제 엔진 주목
脫 달러·에너지 등 협력 강화 땐
지구촌 다극화 흐름 가속화 전망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5개 신흥국 연합체로 시작한 브릭스(BRICS)는 올해 초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이란 이집트 에티오피아 5개국을 새 회원국으로 받으면서 덩치를 두 배로 키웠다. 신(新)브릭스가 세계 경제 흐름을 바꿀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물가 및 저성장과 씨름하고 있는 유럽연합(EU)과 달리 브릭스는 성장세가 뚜렷하다. 신규 회원국 합류 전 브릭스의 평균 경제 성장률은 4.7%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주요 7개국 연합체(G7) 1.8%의 두 배를 넘는다. 2000년대 초반 브릭스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G7의 13%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56%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규 회원국을 포함할 경우 62%까지 오른다.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는 이미 브릭스 비중(36.2%)이 G7(29.9%)보다 크다.

브릭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세계 다극화 흐름이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계 리서치 전문 기업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브릭스의 외연 확장을 두고 ‘중국의 작은 승리’라고 평가했다. 2010년대 후반부터 미국의 견제와 압박을 받아온 중국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대한 서구권의 고립 시도에서 벗어나려는 러시아와 보폭을 함께한 것이 효과를 냈다는 설명이다. 중국은 최근 브라질로부터 중국-대만 분리를 반대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공개 지지를 얻어내기도 했다.

브릭스는 G7에 대응하는 균형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성장세가 뚜렷한 회원국들이 세계 경제에 대해 더 강력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조짐이다. 특히 러시아나 이란 등 서구의 경제 제재를 받아온 국가들이 브릭스라는 든든한 갑옷을 입게 되면서 미국이 긴장하고 있다. 브릭스 내에서 위안화 등 현지 통화 거래를 통해 탈달러를 촉진하고 에너지·식품 등에서 협력을 강화할 경우 미국의 경제 제재 효과가 대폭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다만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브릭스 확장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중 갈등이 심화할 것을 우려한 사우디가 득실을 따져보는 모양새다. 남경옥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최근 ‘브릭스 확장의 세계 경제 함의’ 보고서에서 “2017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한 뒤 사우디와 미국 간 관계는 최근 수십 년 중 가장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고 세계 경기가 둔화하면서 사우디가 중국에 기댔지만 언제든 다시 미국 진영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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