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서 빠른 속도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식품까지 넘보기 시작했다. 다만 신뢰가 중요한 식품 특성상 알리가 카테고리 확장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알리는 값싼 공산품을 내세워 ‘초저가’ 전략으로 승부하면서 현재까지도 가품 판매를 비롯한 갖은 불법 논란을 빚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동원F&B는 1분기 안에 알리익스프레스의 ‘K-베뉴’에 입점할 계획이다. K-베뉴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한국산 상품 판매 채널이다. 동원의 대표 제품인 동원참치를 포함한 가공식품 판매를 검토 중이다. 이외에 대상·삼양식품·풀무원 등도 알리 입점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는 가공식품뿐 아니라 신선식품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은 서울에 근무하는 조건으로 신선식품 카테고리 전문가를 채용하며 사업을 준비 중이다. 현재 알리에선 코카콜라음료의 콜라·주스 등 음료만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알리의 욕심과 달리 소비자들은 알리에서 식품을 사는 것이 께름칙하다는 반응이다. 직장인 김모(29)씨는 “알리를 이용하는 것은 단순히 중국산 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인데, 어떻게 믿고 내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을 사겠냐”며 “아무리 싸게 팔아도 차마 손이 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알리에는 현행법상 판매가 불가능한 상품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성인용 피규어 등 성인용품이 연령 제한 없이 노출되는가 하면, 멜라토닌 캡슐 같은 호르몬제와 시력 교정 안경·콘택트렌즈도 버젓이 팔리고 있다. 모두 불법 판매다. 이외에도 화장품 사용 7일 후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변화 사진을 내거는 등 허위·과장 광고 사례도 수두룩하다.
낮은 신뢰도를 무마할 수 있을 만큼 식품에서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기도 쉽지 않다. 알리에서 물건을 싸게 팔 경우 국내 유통업체들이 식품회사 측에 가격 조정을 요구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식품회사들은 현재도 “일부 업체는 상시적으로 온라인 판매가를 모니터링해, 당사 플랫폼보다 싸게 팔지 않도록 압박한다”고 토로한다.
그럼에도 식품사 입장에서는 성장 속도가 높은 알리에 입점해서 나쁠 것이 없다는 분위기다. 알리는 당분간 K-베뉴의 모든 입점사들에 입점수수료와 판매수수료까지 면제해준다. 동원F&B 관계자는 “일단 유통 채널이 하나 늘어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입점할 만한 이유가 된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알리가 그간 쌓아온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식품으로의 확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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