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앞두고 증권사들이 주주환원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기주식(자사주) 소각과 배당을 늘리는 등 발 빠르게 시장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이다. 주요 증권사들로 구성된 주가지수는 한 달 새 25% 넘게 올랐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로 구성된 KRX 증권 지수는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23일까지 25.9% 상승했다. 대표적 저평가 업종으로 꼽혔던 금융사들이 자체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거나 예고하면서 주가가 오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3일 기준 KRX 증권 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배 수준이다. PBR이 1배 미만이면 기업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2일 이사회에서 보통주 1000만주를 소각하고 898억원 규모로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의결했다. 소각 규모는 822억원 상당으로, 총주주환원율은 당기순이익 대비 약 52.6% 수준이다. 2021~2023년 미래에셋증권의 평균 주주환원율은 39%로, 2021년 주주환원계획을 통해 목표로 했던 30%를 웃돌았다. 미래에셋증권은 2024~2026년에는 주주환원율을 최소 35% 이상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메리츠금융지주도 주주환원 확대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주주환원율은 51%로, 금융 업종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640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소각했고, 배당으로 4483억원(주당 2360원)을 지급하기로 해 주주 환원액은 1조883억원에 달한다.
삼성증권은 전년보다 배당금을 늘려 1주당 22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증권의 올해 배당 성향은 35.8%로, 최근 5년 동안 배당 성향이 37%였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10월 주주환원율 30%를 목표로 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3년간 사업연도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현금 배당하고, 자사주를 소각해 주주환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신증권은 주당 1200원 이상 또는 배당 성향 30~40%를 유지한다는 배당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보다 높은 배당금이 기대된다. 다른 증권사와 비교해 국내외 부동산 투자 자산에 대한 위험 노출이 적다는 평가에서다. 한국금융지주는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5개년 배당 성향을 20.5%로 유지하고 있는데, 주요 대형 증권사보다 10~15%포인트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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