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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 수술 절반 뚝… “환자부터 살려야”

전공의 8024명 근무지 복귀 안해
복지부, 행정처분 조치 고심 거듭
보건의료 위기단계 ‘심각’ 상향

22일 오전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한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전원되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 집단사직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빅5 병원’(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 수술실 가동률이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정부는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에 대해 행정처분을 아직 내리지 않은 만큼 선처 가능성을 열어두며 복귀를 호소했다.

22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전공의 집단사직 비중이 큰 ‘빅5 병원’을 중심으로 수술실 가동률이 30~50%로 떨어졌다.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 비중이 높은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지난 19일부터 수술을 절반으로 줄여 대응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역시 수술의 40% 이상, 서울성모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30%가량 축소된 상태다.

병원마다 응급실 상황도 좋지 않다. 중앙응급의료센터 응급의료포털에 따르면 오후 6시 기준 ‘빅5 병원’은 수용 가능한 응급실이 50%도 남지 않았다. 서울대병원은 가용병상 26개를 다 쓰고도 7개 병상이 모자라고, 한때 ‘9개 병상 부족’을 기록하기도 했다. 세브란스 역시 20개 병상을 다 쓰고 3개 병상이 부족한 상태다.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전날 오후 10시 기준 100개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 74.4%(9275명)가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는 전체의 64.4%인 8024명이다. 정부는 23일 보건의료 위기단계를 기존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한다.

병원 이탈 전공의에 대해 업무개시 명령이 내려졌지만, 보건복지부가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린 사례는 아직 없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행정처분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최대한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을 향해 “구체적인 처분이 나간 것이 없기 때문에 지금도 늦지 않았다”며 “빨리 복귀를 하면 구속수사와 같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행정처분을 계기로 전공의들이 결집하거나 반대로 불이익을 우려해 대오를 이탈하는 이들이 대거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정부도 이 같은 파장을 의식해 신중한 입장이나 의료공백으로 국민 피해가 커지고 있는 만큼 시간을 오래 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전공의 복귀 촉구 시한도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정부와의 대화에 나설 뜻이 없어 보인다. 박 차관은 “여러 루트를 통해 접촉을 시도하는데 접촉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요구하는 안들에 대해 어느 정도 정부가 수용한다면 언제든지 병원에 돌아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의대 증원계획 전면 백지화 등 7가지 안을 정부에 요구한 상태다. 정부는 증원 규모를 제외한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이나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대책 등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수용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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