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 전체

[저출산 연속기고 ③] ‘라떼파파’로 저출산 극복 스웨덴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


지난해 6월 대표적인 복지국가로 꼽히는 스웨덴을 방문해 출산·육아와 관련한 정책들을 살펴봤는데, 여러모로 참고하거나 국내 정책을 되돌아볼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수도 스톡홀름의 공원에서 평일에도 한 손으로는 유모차를 끌고 다른 손에는 커피를 든 아빠, 즉 ‘라떼파파’들이 모여 환담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또, 우리나라의 어린이집에 해당하는 푀르스콜라를 방문했는데 그곳에는 0세반과 야간반이 없었다. “왜 0세반이 없어요?”라고 물어보니 오히려 “부모가 집에 있는데, 0세반이 왜 필요하지요?”라는 반문이 돌아왔다. 또 “왜 야간반이 없지요?”라고 물으니 “저녁에 부모 중 한 명은 반드시 집에 있으니 야간반이 필요 없답니다”라고 답했다. 1964년 2.48명에서 1999년 최저인 1.50명까지 하락했던 스웨덴의 합계출산율이 2000년 1.55명으로 반등해 2021년 1.67명 수준을 보이는 이유를 설명하기에 충분한 모습들이다.

스웨덴에는 독특한 제도가 많은데 그 중추라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1974년 도입된 부모보험이다. 부모보험은 출산율이 지속 하락하는 가운데 기혼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와 남성의 육아 참여를 높이고자 탄생했다. 이 부모보험의 재원으로 육아휴직과 자녀간호제도, 임신수당 등이 운영된다. 육아휴직은 자녀 1명당 12세가 될 때까지 부모가 최대 480일간 쓸 수 있다. 부모 중 한 명이 390일 이상은 쓰지 못하고, 부모 중 다른 쪽이 나머지 90일을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 소멸한다.

390일에 대해서는 소득의 80%를, 나머지 90일은 정액제로 지급한다. 후자인 90일이 주로 ‘라떼파파’ 기간에 해당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1977년 2%에 불과하던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2017년 80%를 넘어서며 세계 최고 수준에 올랐다. 자녀간호제도는 자녀간호로 일을 할 수 없는 부모들이 자녀가 12세가 될 때까지 연간 최대 120일을 쓸 수 있다. 이 경우에도 급여의 80%를 자녀간호수당으로 지급한다. 임신 기간 일을 하지 못할 때에도 급여의 80%를 임신수당으로 지급하고 있다.

스웨덴이 이러한 제도를 한순간에 마련한 것은 아니다. 1974년 세계 최초로 아빠육아휴직제도를 도입했지만, 첫 10년은 단 5% 사용에 그쳤고, 10%에 이르기까지 이후 20년이 걸렸다. 스웨덴 정부는 아빠에 대해 30일 육아휴직 사용을 의무화한 것을 시작으로 90일까지 단계적으로 늘렸다. 그 결과 현재 스웨덴 아빠들은 평균 107일의 육아휴직을 쓰고 있다.

기업 구성원 개개인이 행복해야 일의 능률도 올라간다. 가정 친화적인 근로 환경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인 셈이다. 이러한 변화에 잘 발맞춰 나가면 기업을 넘어 국가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등 우리나라의 미래 또한 더욱 밝아진다. 엄마든 아빠든 마음 놓고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육아 환경이 하루빨리 찾아오길 기대해본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