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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들락날락… 만남의 장소 비전센터서 예수사랑 나누다

[전병선 기자의 교회건축 기행] <10> 천안장로교회 비전센터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극대화한 천안장로교회의 비전센터. 건물 외부에 데크를 깐 테라스, 경사로 옆 얕은 계단 등이 눈길을 끈다. 아래 사진은 비전센터의 세부 모습이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교회는 기도하는 집이다. 하나님을 만나는 공간, 하나님을 경배하는 곳이다. 그래서 대예배당이 있는 본성전은 경건하고 엄숙하며 정적이다. 이를 위해 단순하고 절제된 디자인을 선호하고 무게감 있는 건축자재를 사용한다. 빛이나 조명을 이용해 그 느낌을 더하도록 연출한다. 자신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바라보며 하나님께 집중하도록 하는 요소다.

반면 교회의 부속 공간은 쓰임에 따라 다르다. 요즘 본성전을 두고 비전센터라는 이름으로 건축을 많이 하는데, 비전센터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공간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거나 선교 봉사 문화 활동을 위한 복합건물로 사용된다. 따라서 비전센터는 명랑하며 가볍고 역동적이다. 건축 설계의 기본 구상부터 본성전과는 달리한다.

김철수 천안장로교회 목사(오른쪽)와 양민수 아벨건축사사무소 대표가 지난달 31일 천안 본성전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천안장로교회(김철수 목사)의 비전센터는 본성전의 바로 옆 부속건물로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공간,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 특화됐다. 성도와 성도, 성도와 비성도, 교인과 지역주민, 기성세대와 다음세대가 이곳에서 만난다. 그뿐만 아니라 그 만남을 기대하고 기다린다. 이런 의도로 건물을 설계한 양민수 아벨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지난달 31일 국민일보와 동행, “무엇보다 쾌적하고 풍요로운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애썼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담임인 김철수 목사와 함께 교회 곳곳을 둘러보며 그 효용을 설명했다.

먼저, 보이는 부분이다. 만남의 공간이려면 형태에 대한 이질감이 없어야 한다. 이 지역은 구도심이다. 오래된 다세대주택과 저층 빌딩들이 모여 있다. 이런 곳에 랜드마크 같은 건물, 도시의 빌딩 같은 건물을 세우면 어떻게 될까. 그래서 건물 외형을 높게 넓게 크게 짓는 대신 낮게 작게 나눠서 지었다. 9개 필지 위의 비전센터는 지하 2층에 지상 4층인데 지붕을 두 개의 동으로 나눴다. 2층까지는 하나의 덩어리, 3층부터는 두 개의 덩어리로 분리해 지붕을 얹었다.

“1768㎡ 땅에 어떤 규모, 형태의 건물이 이 지역에 조화로울까 고민했어요. 새로워야겠지만 이질적이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외피를 가볍게 하기로 하고 전체 건축물의 덩어리를 분할하고 그 덩어리가 구도심의 작은 덩어리들과 어우러지게 했습니다.” 양 대표 설명이다.

A자형 트러스로 통일성을 기한 본성전 지붕과 비전센터 지붕. 신석현 포토그래퍼

지붕의 모양은 본성전의 디자인을 본떠 통일감을 기했다. 본성전은 A자형 트러스 지붕을 갖고 있다. 이를 현대적으로 새롭게 해석해 형태는 살리되 느낌은 모던하게 마무리했다.

비전센터에는 만남을 위한 공간이 많다. 층별로 외부에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었다. 건물 밖에 여유 공간을 만들고 데크를 깔았다. 건물은 경사로에 접해 있다. 겉으로는 노출돼 있지만 지하로 구분된 지하 1층, 카페가 있는 지상 1층, 센터의 목양실 등이 있는 2층까지 쉽게 건물 내로 진입할 수 있다. 그 진입로 옆에 여유 공간을 만들고 테이블, 의자 등을 배치했다. 이들은 지역 주민들에게 내어준 공간이다.

2층 입구에 있는 외부 공간. 신석현 포토그래퍼

건물 옆 경사로는 지역 주민들이 항상 오가는 길이다. 카페에서 커피를 사 가기도 하지만 어떤 이는 소나기를 피해, 어떤 이는 화장실이 급해 들어온다. 이것이 외부 공간 덕분인데, 이 공간은 건물 내부와 외부의 완충 역할을 하면서 사람들의 부담을 허물고 사람들을 건물로 유입시킨다.

김 목사는 “아는 얼굴, 모르는 얼굴이 아무 때나 들락날락해서 비전센터의 사용 주체가 교회 성도인지, 지역 주민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다”면서 “비전센터가 본래의 의도대로 잘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아 흡족하다”고 말했다.

경사로 옆에 있는 얕은 계단. 신석현 포토그래퍼

특히 지역의 어르신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경사로 옆의 계단이 그렇다. 고령화사회를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이 지역은 구도심으로 오래전부터 터를 잡고 사는 나이 드신 분들이 많다. 이들을 위해 교회는 경사로와 건물 사이에 있는 얕은 계단을 만들었다. 어르신들에겐 비전센터 옆의 경사로도 걷기 힘들다. 특히 비가 오거나 겨울에 눈이 오면 이 정도의 비탈도 부담이 된다. 자칫 낙상으로 이어져 노인에게 치명상이 될 수 있다.

어르신을 위한 계단만 있는 게 아니라 엘리베이터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경사는 완만하지만 총 높이는 4층이다. 이 계단도 몸이 불편한 분에겐 부담이다. 하지만 비전센터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지하 1층에서 4층까지 바로 올라갈 수 있다. 그렇게 내려서 건물을 빠져나오면 경사로 맨 위에 닿는다. 3개 층에서 내부로 진입할 수 있으므로 걷다 힘들면 바로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다.

지하 1, 2층에 마련된 체육관. 신석현 포토그래퍼

어르신들만 배려했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1층엔 커피숍이 있다. 그 옆은 키즈 카페다. 부모들이 교제하고 성경 공부하는 동안 아이들은 키즈카페에서 놀면 된다. 뒤쪽 건물의 지하 1, 2층을 뚫어 체육관도 만들었다. 풋살 농구 탁구 등 종합 스포츠센터로 활용된다. 센터의 청년부 예배실은 음악회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김 목사는 “모든 곳이 닫힌 공간이 아니라 열린 공간으로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공유하고 공감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3층의 복도와 외부공간을 잇는 폴딩도어. 신석현 포토그래퍼

이용자인 성도들을 위한 배려도 곳곳에서 묻어났다. 건물엔 폴딩도어를 활용한 가변 공간이 많다. 벽면 전체를 열었다 닫았다 할 수 있다. 1층 카페 앞도 그렇다. 앞쪽 데크를 경계로 폴딩도어를 설치했다. 도어를 열면 공간 활용도도 높지만 심적인 여유를 주고 환기에도 도움이 된다. 3층 테라스도 그렇게 했다. 평소에는 외부공간으로 활용한다. 그러다 주일 성도들이 북적일 땐 3면의 폴딩도어를 열어 내외부를 연결, 확장한다. 3층 복도가 2배 이상 넓어지며 개방감을 준다.

천안 지역의 첫 번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교단 소속인 천안장로교회는 제자훈련을 하는 교회다. 평신도를 깨워 목회의 동역자로 삼는다. 이정호 원로목사 때부터 그랬고 부임한 지 15년 된 김 목사는 제자훈련으로 유명한 서울 사랑의교회 출신이다.

또 선교에 힘쓰는 교회다. 현재 9가정을 파송했다. 또 29개국 37가정을 협력선교사로 지원하고 있다. 선교단체 등을 포함해 총 50여 곳을 돕고 있다. 김 목사는 “원로목사님 때부터 국내외 선교에 큰 관심을 두고 헌신하고 있다”면서 “비전센터 건축을 계기로 이 지역을 복음화하는 교회로 크게 쓰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천안=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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