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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한동훈 vs 이재명 ‘공천 성적표’

태원준 논설위원


얼마 전 야당 의원이 총선을 전망하며 “지금 지지율은 의미가 없다. 공천 윤곽이 나온 뒤의 수치를 봐야 한다”고 했다. 총선 1라운드 격인 공천 경쟁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거였는데, 그의 말대로 공천 상황이 반영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16일 공개한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7%, 더불어민주당 31%. 여야가 공천 기구를 꾸린 지 한 달이 넘었고 지역구 50곳씩 결과를 내놓은 시점이니 1라운드 중간성적표라 할 만한 조사에서 지지율 격차가 확 벌어졌다(직전 조사보다 국민의힘 3%p 상승, 민주당 4%p 하락).

이런 상황은 최근 양당에서 나온 공천 뉴스의 추이와 일치한다. 엊그제 국민의힘 김무성 전 의원은 공천 신청을 철회하며 “시스템 공천이 정착된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공천을 포기하는 여당 중진이 당의 공천을 칭찬한 날, 민주당에선 ‘밀실 공천’ ‘비선 공천’ 논란이 터져 나왔다. 이재명 대표와 친명 인사들이 심야에 낙천자 명단을 추리는 컷오프 회의를 했다고 알려지자 해당자들이 반발한 것이다.

이 대표가 ‘818호 사천(私薦)’ 논란에 휘말린 반면(818호는 컷오프 회의가 열렸다는 이 대표 의원실 번호),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사천 논란은 김경율 불출마와 윤희숙 경선으로 조기에 해소됐다. 최근 한 위원장의 공천 관련 발언은 주로 “고맙다”는 것이었다. 김무성 김성태 등 출마를 접거나 험지로 가는 이들을 위로·격려하는 말이 보도될 때, 이 대표에 대해선 ‘전화를 돌렸다’는 기사가 잇따랐다. 돈 봉투 연루 의원 등의 불출마를 타진하는 물갈이 시도였는데,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더 부각되는 역풍을 불렀다.

이밖에도 국민의힘은 ‘용산 출신 특혜 배제’ ‘영남 중진 재배치’ 등 긍정적 뉴스가, 민주당은 ‘친문 책임론’ ‘자기 사람 심기’ 같은 부정적 뉴스가 많았다. 명품백 등 여권의 무성한 악재 속에도 이런 흐름이 지지율에 고스란히 반영된 건 유권자가 그만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다. 민주당이 1라운드를 포기할 게 아니라면 특단의 쇄신이 필요해 보인다.

태원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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