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1년 만에 결국 경질… 책임 피한 정몽규, 사퇴 ‘침묵’

클린스만, SNS에 이미 결별 암시
정몽규 “선임에 여러 오해” 수습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임원 회의 결과를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가 위르겐 클린스만 남자 국가대표팀 감독과의 동행에 종지부를 찍었다. 카타르 아시안컵 탈락과 선수단 관리 소홀 등에 책임을 물어 경질했다. 수뇌부 동반 퇴진 요구엔 “오해가 있다”며 거리를 뒀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클린스만 감독을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경기 운영이나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이 종합적으로 국민적 눈높이에 못 미쳤다는 이유를 들었다. 정 회장은 “감독으로서의 경쟁력과 태도가 국민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고 앞으로도 개선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간 마이클 뮐러 위원장 체제로 운영돼 온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도 새로 구성키로 했다. 정 회장은 “축구 대표팀에 재정비가 필요한 때”라며 다음 달 재개될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에 발맞춰 차기 사령탑 선임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저와 축구협회에 가해지는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질의응답에서도 “종합적 책임은 축구협회와 제게 있다”고 재차 언급했다.

다만 일각에서 요구한 임원진 동반 사퇴 등의 결단은 나오지 않았다. 물러날 의향이 있냐는 취재진 질문을 받은 정 회장은 즉답을 피했다. 대신 감독 선임 과정을 둘러싸고 “여러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했다. 차기 선거 출마 여부를 두고도 우회적 답변으로 일관했다. 자신이 과거 4연임을 제한하도록 정관을 변경했으나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지난해 2월 지휘봉을 잡은 이래 첫 5차례 A매치에서 3무 2패로 부진했고 해외 장기체류 논란에 휩싸였다. 결정타는 졸전 끝에 탈락한 아시안컵이었다. 대회가 끝난 뒤엔 선수단 내 갈등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리 소홀 책임까지 불거졌다. 전력강화위원회는 그가 국민 신뢰를 잃었다며 교체해야 한다는 취지의 건의안을 전날 내놨다.

이날 축구협회 임원회의가 끝난 뒤엔 당사자가 직접 소셜미디어를 통해 결별 의사를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모든 선수와 코치진, 한국 축구 팬들에게 진심어린 감사를 보낸다”며 “여러분의 성원 덕에 아시안컵 준결승 전까지 13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렸다”고 썼다.

대표팀의 최대 당면 과제는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월드컵 2차 예선이다. 새 전력강화위와 사령탑은 물론 선수단 내홍과 관련한 축구협회 차원의 후속 조처에도 이목이 쏠린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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