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근시에서 시신경 변형 세계 최초 규명

김태우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 어린 시절 야외활동 습관 늘리면 근시 시신경 변형 예방에 효과적

[쿠키 건강] 국내 연구진이 근시 눈에서 관찰되는 시신경의 이상이 선천적인 것이 아닌 성장과정에서 시신경 모양이 변형되면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주목을 받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김태우 교수(사진) 연구팀은 2003년 9월부터 2010년 8월까지 병원을 방문한 17세 이하 근시인 어린이 118명의 시신경을 추적 검사한 결과, 51명(43%)의 어린이들이 7~10세 사이에 시신경의 모양이 변형되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근시 환자는 선천적으로 취약한 시신경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 따르면 근시가 있는 환자들 중 43%가 7~10세 사이에 시신경 모양이 일부 사라지거나 뒤틀리는 시신경 변형이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근시에서 녹내장이 잘 생기는 원인을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또 녹내장은 점진적으로 시신경이 손상돼 결국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질환으로, 근시가 녹내장의 위험요인이라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던 사실이다. 그러나 근시 눈을 가진 사람들이 왜 녹내장이 잘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어린 시절 근시가 발생하면서 시신경이 변형되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오랫동안 축적되면서 시신경의 손상이 쉽게 일어나 결국 녹내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따라서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시사하는 점은 어린 시절부터 근시를 예방하는 생활 습관을 기른다면 신경 손상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고, 근시로 인한 녹내장까지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근시 눈에서 자주 관찰되는 시신경 이상이 선천적이 아닌 것이 밝혀졌다”며 “4세 전 후 어린 시절부터 일주일에 최소 10시간 이상 야외활동을 하는 생활습관을 기른다면 근시 발생정도를 충분히 완화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시신경이 녹내장에 취약해지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6.0 디옵터 이상의 고도 근시라면 30세 이전에 녹내장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하편,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월 2일 안과학 분야 최고 학술지인 Ophthalmolgy지(誌)의 표지논문으로 채택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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