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청소년 10명중 1명꼴 인터넷 중독, 지능 저하 원인

[쿠키 건강] 우리나라 청소년 10명중 1명은 인터넷 중독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터넷 중독은 청소년들의 정상적인 지능발달에 악영향을 줘 인터넷 중독이 지능 저하의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대진 교수(사진)·박민현 교수 연구팀은 2009년 9월부터 10월까지 서울 모 고등학교 학생 389명과 여자중학교 학생 253명 등 총 642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중독 스크리닝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조사 대상의 9.5%(61명)이 인터넷 중독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들이 인터넷 중독이 시작된 평균 연령은 9.72(±2.31)세로 나타났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검사에 동의한 인터넷 중독 청소년(59명)들과 일반청소년(43명)을 대상으로 지능검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해력 항목에서 인터넷 중독 청소년의 점수가 9.92로, 일반청소년의 11.65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인터넷 중독 여자 중학생만을 분류해 일반 여중생과 비교한 결과 이해력 뿐 아니라 어휘력 항목에서도 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해력 항목은 인터넷 중독 여중생이 10.5로 일반 여중생 점수인 13과 큰 차이를 보였고, 어휘력 항목은 인터넷 중독 여중생이 13으로 일반여중생의 14.5보다 크게 낮았다. ‘이해력’은 일상 생활적응, 대인관계, 사회적 관습 등과 관계있는 항목으로 윤리, 도덕적 판단력, 현실 검증력과도 관계가 있다.

연구팀은 ‘어휘력’은 학습과 직접 관련된 것으로 적절한 학습기회와 시간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학습과 밀접하지 않은 환경에서 쉽게 인터넷 중독이 됐을 가능성을 보이는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이번 연구 결과 인터넷 중독 기간이 길수록 ‘수리력’이 떨어지고, 인터넷 중독이 어린나이에 시작됐을수록 ‘숫자암기’의 수행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수리력은 지속주의력, 작업기억력 등과 관계되며 숫자암기는 청각주의력, 단기기억력과 연관된 항목”이라면서 “이는 어린나이에 인터넷 중독이 시작된 경우 주의력 결함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나타낸다”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김대진 교수는 “인간의 뇌는 청소년기에도 활발하게 발달하고, 초기 청소년기는 추상적 사고와 사회적 판단능력이 발달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이 시기 이전부터 인터넷 중독이 시작된 경우 두뇌의 발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김 교수는 “무엇보다 만 4~10세의 환경과 학습은 인지기능 발달에 매우 중요한데, 이 때 인터넷을 과도하게 사용하여 적절한 학습 기회를 가지지 못해 인지기능이 미숙해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하고 “아이가 인터넷 중독이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중독에 걸린 아이의 뇌를 하루빨리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에서 발간된 의학전문지 정신의학연구(Psychiatry Research) 12월호에 게재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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