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 잇몸약이라 할 수 있는 동국제약의 인사돌과 명인제약의 이가탄. 공격적 브랜드 광고 전략이 성공하며 수년간 잇몸질환치료제 1,2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식약청으로부터 효능을 인정받아 의약품으로 허가를 받았고 대표적 성분인 인사돌의 옥수수불검화 정량 추출물, 이가탄의 염화리소즘과 비타민C 등은 임상시험을 통해 잇몸질환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관련 업체의 입장이다.
실제로 동국제약 관계자는 “잇몸질환의 예방과 치료 효과를 인정받은 것”이라며 “특히 치조골 개선 작용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지난해 외부 기관에 의뢰한 인사돌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도 약 복용 후 잇몸질환 개선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명인제약 역시 취재팀의 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이가탄이 치은염, 치조농루에 의한 여러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는 식약청 허가를 통해 검증됐고, 임상시험 역시 통계학적 근거를 기준으로 시행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학병원 전문의를 비롯한 의학 전문가들은 “잇몸약이 질환의 원인을 치료할 수는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복용을 멈추는 순간 사라진 증상도 재발한다고 입을 모은다. 연세대학교 건강센터 강희철 소장은 “토마토를 먹는다고 암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라는 말로 잇몸약의 제한적 효능을 지적했다.
고려대학교 임상치의학대학원의 류재준 교수 역시 “잇몸약은 치아에 마스크를 씌우는 것처럼 증상을 가려 버린다”며 적절한 치과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사돌의 옥수수 추출물은 실제로 항염·항산화 기능 이상을 발휘하기 힘들고, 이가탄의 주요성분 염화리소짐 역시 감염을 방지하는 역할에 그친다는 의견이다. 아주대학교 치과학교실 한금아 교수는 “이들 성분들이 직접적으로 세균성 질환을 치료하는 역할은 하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잇몸약 광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임상시험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다. 실제 이가탄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연세대 치과대학 김창성 교수는 “연구 자체가 치과 치료를 전제로 진행됐고, 약을 통해 치주염이 나아질 수 있다는 해석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했다. 동국제약이 개설한 인사돌 별도 홈페이지에 게재된 인사돌의 효능을 확인한 임상연구 자료에서도 ‘스케일링을 비롯한 적절한 치과치료를 병행해야 약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잇몸약을 선택할 때 마치 과자를 고르듯 한다. 내 몸에 영향을 미칠 약을 선택하면서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는 데에는 광고의 영향이 크다. CF에 등장하는 친숙한 연예인의 능청스런 표정과 말, 귀를 즐겁게 하는 리듬이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소구 효과를 발휘한다. 찰나에 불과한 ‘의사·약사와 상의하라’는 자막 노출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어렵지만 제약사에게는 책임 회피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홍익대학교 광고홍보학부 이은선 교수는 특히 “‘치과치료와 병행하면 더 좋다’는 문구는 ‘치과치료와 병행하지 않아도 무방하다’는 말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며 ‘의사·약사와 상의하라’는 문구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건강·웰빙 전문 쿠키건강TV의 심층기획 ‘건강레이더 THIS’는 ‘국민’ 잇몸약으로 잘 알려진 이가탄과 인사돌을 중심으로 잇몸질환 치료제의 허와 실을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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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일 기자 ivemic@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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