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부족 대체 ‘진료지원인력’은 의료법 범위내에서 해야

[쿠키 건강] 최근 전공의 지원 감소로 대형병원들이 임의로 활용하는 진료지원인력은 의료법 범위내에서 활용해야 하며, 이를 제도화할 경우 전문간호사를 활용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박윤형) 주최로 지난 3일 열린 ‘진료지원인력의 문제점과 대안모색’ 주제의 제31차 의료정책포럼에서 이백휴 의료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진료지원 인력에 대한 대안 모색’ 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진료지원인력 제도화와 관련 이백휴 연구원은 “기피 전공과 인력난 문제를 고착화시킬 수 있고, 태스크 쉬프팅(Task shifting, 보건의료인력 간 권한 이양)이나 관련 직종간 갈등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의사 상대가치점수(수가) 인하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백휴 연구원은 “진료지원인력 활용 배경과 의료 환경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외국 제도를 그대로 도입하자는 주장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이백휴 연구원은 “현재 진료지원인력에 관한 논의가 매우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 도출에 장애가 되고 있다”며 “보다 실질적인 대안 마련을 위해 새로운 진료지원인력의 필요성과 역할 등 수요에 대한 보다 정확한 실태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보다 합리적인 대안 마련을 위해 의료행위 및 의료인 면허제도의 성격, 의사와 진료지원인력간의 법적 관계 및 책임 구조를 고려해야 한다 것을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백휴 연구원은 “우선 전문간호사의 한 유형인 ‘수술전문간호사’를 활용하고,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업무 범위와 역할, 의사와의 관계 등에 대한 지침을 마련함으로써 내용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날 포럼에서 ‘국내 진료지원인력(유사 PA제도)’ 주제를 발표한 김욱 가톨릭의대 교수(대한의학회 수련교육위원)는 “국내 진료지원인력을 조사한 결과 각 대학병원에 적게는 15명에서 많게는 85명까지이며, 주로 흉부외과, 외과에 많이 근무하고 기타 산부인과, 정형외과에도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특히 자료에 따르면 대학병원의 경우 이들을 ‘코디네이터’, ''전담 간호사'', ‘수술전담간호사’, ‘임상전문간호사’로 분류해 자체 규정을 두고 운영하고 있거나 ‘전문진료지원인력’으로 총칭해 운영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욱 교수는 “이들이 의료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교육과정과 인증제도를 통해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제발표에 이은 토론에서 김동석 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는 “문제해결 수단으로서의 의사보조인력 양성화는 오히려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재의 근시안적이며 편법적인 제도화 논의는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동석 이사는 “정부 차원의 전공의 수급불균형 문제 해결을 위한 전공의 정원 적정 조정, 일부 특정과 수가인상 및 지원 등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용균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연구실장은 의료현장에 부족한 의사인력의 점진적인 공급확대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박강식 대한흉부외과개원의협의회장은 전공의 부족이나 기피과목에 대한 대체인력수단으로 사용이 불가하고, 이 제도가 병원경영이나 다른 목적으로 이용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제도화를 위한 적법한 인력의 문제, 교육의 문제, 기존 전공의와의 관계 등 제반 문제점(김재중 서울아산병원 내과 교수)과 전문간호사를 중심으로 법제화해야 한다는 주장(김용순 대한간호협회 제1부회장)도 나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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