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약 슈퍼판매 놓고 의·약계 치열한 언론 공방

TV 토론회, 신문 광고 게재 등 여론 잡기에 적극 나서

[쿠키 건강] 일반약 슈퍼판매를 두고 의·약계가 언론을 통해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11일 밤 방송된 KBS 1TV ‘생방송 심야토론’에서는 약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이 의사인지, 약사인지를 논하는 치열한 기 싸움이 진행됐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대한의사협회 이재호 의무이사는 의료계 전문가로서 일반약 슈퍼판매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는 “현행 약사법상 일반약은 안전성이 확보됐다고 인정되기 때문에 의사의 처방없이 판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안전성에 대해 가장 전문가적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은 의사다. 따라서 의협은 일반약 약국외 판매가 되더라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답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약계 대표로 나선 박인춘 대한약사회 상근부회장은 “의약품의 안전성은 의사만이 판단할 수 있다고 한 발언은 약사 직능을 깎아내리는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이어 박 부회장은 “가정상비약에 대해 어느 정도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편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은 잘못”이라며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의약외품은 서로 변환이 가능하나 유독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하는 전문의약품이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된 것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범진 강원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도 “약의 전문가는 약사”라고 강조하며, “타이레놀도 약화사고가 일어나고, 중복투여 부작용 등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한밤 중에 약 판매에 있어 이런 것들이 교육되고 인프라가 완성되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번약국 시행을 놓고서도 의견충돌은 계속됐다.

이재호 의무이사는 “실질적으로 문전약국, 층약국, 약사 혼자 운영하는 약국 등을 제외하면 약사들의 피로가 누적되고 무리하게 열어서 다른 상황이 발생할 수 도 있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조중근 가정상비약 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도 “당번약국을 법제화 했다면 진정성이 더 돋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약계측은 당번약국으로 국민불편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인춘 부회장은 “약사들이 희생하면서라도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전국 시군구의 회장들이 사인해서 동참하기로 했다”며 “국민불편을 해소하겠다는 약사들의 진정성을 믿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더해 신문 등의 지면상에서는 전의총이 슈퍼판매 관련 광고를 게재하며 복지부를 전면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각종 미디어를 동원해 국민 여론형성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8일 경향신문에 실린 광고를 통해 전의총은 “보건복지부는 ‘약사들이 반대하면 할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워 국민의 요구를 거절했다”며 “복지부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곳인지 혹은 약사를 위해 일하는 곳인지 이제 분명해졌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약사사회 일각에서는 “우리도 광고를 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이처럼 슈퍼판매를 둔 의·약계의 공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포뉴스 손정은 기자 jeson@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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