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쿠키 건강칼럼] “맥주를 많이 마시면 요로결석이 치료되나요?”
요로결석 환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누가 요로결석에 맥주가 좋다는 얘기를 시작했는지는 몰라도 마치 상식처럼 돼버려 술을 마시지도 못하는 중년부인이 아침부터 벌겋게 취해 진료실에 들어오기도 하고 병실에서 친구들과 밤새 술판을 벌인 환자도 있을 정도다.
얼마 전에는 결석으로 입원한 성현 씨에게 병문안 온 친구들이 꽃이나 음료수가 아니라 맥주를 가져오는 걸 실제로 목격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맥주를 많이 마시면 요로결석이 치료된다는 것이 정말로 근거 있는 얘기일까? 정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요로결석은 링거줄 모양인 요관에 결석이 걸려 오줌의 흐름이 막힘으로써 통증을 일으키는 요관결석이다. 급성인 경우에는 격심한 통증을 유발하지만 만성이 되면 특별한 증상 없이 요관과 신장이 점점 확장되는 수신증을 일으키고 마침내는 신장기능이 완전히 소실되기도 한다.
맥주를 마셔 일시적으로 소변량이 늘어나면 아주 작은 크기의 결석은 빠지기도 하겠지만 이미 요관의 점막에 박혀 통증을 유발하는 결석은 그렇게 해서는 빠지지 않는다. 오히려 섭취한 알코올이 염증과 부기를 악화시켜 통증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또 평소 맥주뿐 아니라 술을 자주 마시게 되면 술에 들어 있는 칼슘이나 인산성분으로 인해 결석형성이 촉진되기도 한다.
“요즘은 우유 안 먹어요······.”
여대생인 지연 양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침에 우유 한 컵으로 하루를 시작했고 대학생이 된 후에도 우유로 끼니를 대신할 정도로 즐겨 마시곤 했다. 또 요구르트나 유제품도 무척이나 좋아했는데 얼마 전 요로결석으로 치료를 받은 다음부터 우유나 유제품을 끊었다. 요로결석의 발생에 우유의 칼슘성분이 위험요인이라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요로결석은 식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결석을 경험한 사람은 결석성분이 많이 함유된 우유, 유제품, 멸치, 시금치, 육류 등의 섭취에 있어 주의를 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전혀 먹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결석의 형성은 단순히 결석 구성성분을 함유한 식품을 많이 섭취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 보다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결석의 주요성분인 칼슘은 우리 몸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미네랄이므로 단지 결석 예방을 위해 제한하게 되면 건강상의 손실이 더 클 수가 있다. 선천적인 대사이상이나 유전적 문제가 아니라면 이러한 식품의 섭취를 억지로 제한할 필요가 없다.
기원전 4800년경 이집트에서 방광결석이 처음 발견된 이래 오랫동안 인류를 괴롭혀온 요로결석은 아직까지도 원인과 형성기전이 확실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과식이나 영양과잉, 운동부족, 비만 등 실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하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생활수준 향상과 식생활의 서구화로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식생활, 즉 칼슘·인산·수산·요산 등의 성분을 많이 함유한 식품 섭취가 영향을 준다고는 하지만 과연 어느 정도를 먹었을 때 위험도가 높아지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결석환자라 해도 구태여 이런 식품을 멀리 할 이유는 없고 한 가지 음식을 편식하기 보다는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요로결석의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생활습관을 갖고 물을 꾸준히 넉넉하게 마시고 항상 많이 움직여 결석 형성을 억제하고 혹시 작은 결석이 생긴다 하더라도 아무런 증상 없이 자연배출이 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오줌 속의 결석 구성성분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러한 성분들이 서로 뭉치지 않게 하고 또 작은 결정체인 요사(尿砂)가 되더라도 신장에 머물러 크기가 커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예방법인 것이다.
물은 하루에 최소한 2.5리터 이상 마시는데, 실제로는 마시는 물의 양보다는 자신의 오줌 색깔을 확인해 투명한 맑은 색이 될 정도로 꾸준히 마시면 되고 한꺼번에 많이 마시는 것보다는 하루 종일 넉넉하게 마시는 것이 좋다.
적절한 활동은 따로 시간 내서 하는 운동보다는 평소 많이 걷거나 수시로 스트레칭을 해주면 작은 결석은 아무 증상 없이 자연적으로 배출된다. 또 과음이나 과식을 피하고 정신적 부담이나 육체적 긴장을 피하며 항상 규칙적으로 생활해야 한다.
지연 양은 다시 우유와 요구르트를 마시고 있다. 대신 물을 열심히 챙겨 마시고 많이 걷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그리고 술을 즐기던 성현 씨는 요즘은 자제하고 있다고 한다.(성현 씨, 당시 맡아놓았던 맥주 한 박스, 병동에 그냥 있으니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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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석 교수의 재미있는 비뇨기과 상식] 맥주, 정말 요로결석에 효과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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