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의 근원 ‘비만’, 임신도 방해한다

[쿠키 건강] #지난 봄 결혼 한지 3년차인데 임신이 되지 않는다며 내원한 정은숙(35·가명)씨. 당시 정씨의 상태는 살찌기 쉬운 태음인 체질로 키 157cm에 체중 77kg의 고도비만상태였고, 심각한 생리불순으로 산부인과의 호르몬제를 맞지 않으면 생리가 나오지 않는 상태였다. 임신을 위해 수차례 시험관과 인공수정도 해봤지만 번번이 실패해 주위에서 살을 빼보라는 권유를 받고 내원하게 됐다고 했다. 그 후 정씨는 6개월간 꾸준한 비만치료 후 임신에 성공했다.

이렇듯 비만은 임신을 방해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미국의 한 연구팀의 연구결과에서도 몸무게가 9kg 늘어날 때마다 불임부부가 될 확률이 10%씩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남성의 경우 뚱뚱해지면 남성호르몬은 줄어들고 여성호르몬은 상대적으로 증가해 정자 감소증, 무정자증, 발기부전 등의 발병확률이 높고, 여성이 비만해지면 난소기능저하, 낭종, 생리불순, 배란장애가 일어나게 돼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임신 성공률을 높이고,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모두 지키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비만을 치료해야 한다. 불임에 관한 여러 연구결과를 보면, 불임환자의 6%정도가 비만이며, 비만인 불임환자의 70%정도는 적절한 체중관리만으로도 임신이 가능하다고 한다. 특히 고도 비만환자나 불임치료에 실패한 환자의 경우 비만치료 후, 임신을 시도해 성공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산후조리전문 가로세로한의원 정용재 원장은 “한의학적으로 이러한 비만은 쓸데없는 지방인 습담이 쌓인 거라고 정의하며, 이러한 습담이 자궁쪽 혈액순환을 방해해 배를 차게 만들고, 오장육부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순환장애 등을 일으켜 불임을 유발하게 하는 주요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체중이거나 비만에 해당하는 여성이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우선적으로 체중감량을 권하며, 실제 내원한 환자들에게 거담종옥탕(祛痰種玉湯)을 처방해 몸 속의 습담을 제거하고 자궁쪽 혈액 순환을 도와 배를 따뜻하게 해주고 배란을 촉진시켜 임신을 도모하는데 많은 효과를 보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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