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견’으로 오해하기 딱 좋은 어깨 통증

원인도 질환도 다양, 정확한 진단이 가장 중요

[쿠키 건강] #영업관리 담당 H(39·남)씨.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서 업무와 씨름을 하는 그는 예전부터 어깨 결림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어깨 결림은 현대인들의 고질병이라 여겨질 만큼 흔한 증상으로 알고 있는 터라 아파도 그냥 넘겼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는 어깨를 들어올리기도 힘들고 아픈 쪽 어깨로 돌아눕기도 힘들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벌써 오십견은 아닐 테고, 결국 병원을 찾은 H씨는 회전근개파열 진단을 받았다.

어깨 결림은 어깨가 딱딱하게 굳어 있거나 무거운 느낌, 또는 어깨 근육이 계속 당겨지는 느낌을 받는다. 이러한 어깨 결림은 현대인들의 생활습관 및 운동 등에 의해 생기는 증상으로, 특히 직장인들 대부분이 어깨 결림을 호소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바른세상병원에 따르면 전체 내원 환자 중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19%를 차지한다.

하지만 단순히 운동부족이나 피로, 잘못된 수면 습관 때문이라 여기고 방치할 경우 자칫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오랜 시간 방치하게 되면 뒷목이 결리는 것 외에 뒷머리 쪽까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심하면 눈의 피로나 불면, 구토, 두통 등의 증상을 수반할 수 있다. 어깨 통증 악의 경우에는 퇴행성관절염 등 다른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해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깨 통증, 오십견으로 쉽게 단정 짓는 경우 많아

어깨에 통증이 생기면 으레 오십견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오십견은 흔히 50대에 많이 나타난다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정확한 이유 없이 어깨 주변의 조직들이 반사적인 근육 경련을 일으켜 굳어버린 증상이다. 어깨가 굳어 양팔을 뒤로 마주잡기 어려울 정도의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초기에는 어깨 관절 중심으로 나타나던 증상이 점차 손목으로까지 그 범위가 넓어진다.

하지만 어깨에 통증이 생겼다고 해서 무조건 오십견으로 단정 지으면 안 된다. 오히려 오십견은 회전근개파열, 어깨충돌증후군, 석회성건염, 목디스크 등과 같이 정확한 진단명이 붙여지지 않는 경우에 일컫는 비교적 부정확한 병명이다. 또한 흔히 어깨 힘줄 질환을 오십견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깨가 굳어서 모든 방향으로 움직임이 어려운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오십견인 반면, 팔을 움직이는 특정 방향으로만 통증이 나타나는 것을 어깨 힘줄 손상이라 한다. 이렇게 어깨에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은 매우 다양하므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어깨 통증 유발 4대 질환

어깨통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회전근개파열이 있다. 어깨에는 ‘회전근개’라는 4개의 힘줄이 있는데, 이 중 하나라도 끊어지거나 손상되면 어깨 통증을 유발한다. 무리한 운동이나 혹은 교통사고, 어깨의 반복 작업 등으로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어깨를 들어올리기 힘들고 아픈 쪽 어깨로 돌아눕지 못해 통증이 목과 팔 쪽으로 퍼지기 때문에 목 디스크로 오인되기도 한다.

어깨충돌증후군 또한 어깨 통증을 유발한다. 팔을 어깨 높이로 올릴 때나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유발되며, 어깨 관절 안쪽 힘줄인 회전근개에 무리가 오는 경우로, 갑작스런 사고나 반복적으로 팔을 들고 일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발생한다.

목 디스크도 마찬가지다. 목덜미 자체가 아프다기 보다는 두통이나 어깨 통증, 가슴, 옆구리 등 다른 부위의 통증이 먼저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 스스로 목 디스크인지 여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목 디스크의 경우 ‘거북이 목’ 습관을 가진 직장인 환자들에게 특히 많이 발생한다. 이 외에도 최근 만성 스트레스와 과다한 운동, 컴퓨터 앞에서의 장시간 업무 등이 목 디스크의 원인이 된다.

마지막으로 석회성건염은 나이가 들면서 회전근개에 쌓인 석회성 물질이 관절염을 일으켜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어깨 속에 있는 힘줄 안에 석회(돌)가 생기면서 통증이 심하게 오는데, 잠을 자지 못하며 몇 개월이 지나도 통증을 계속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내시경 및 MRI로 정확한 원인 파악이 중요, 조기에 치료 시작해야

이러한 어깨 질환은 일반인이 구별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어깨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 관절 내시경이나 MRI 등으로 그 원인을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대표원장은 “건강한 삶을 위해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평소에 하지 않던 무리한 동작이나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 최근 회전근개파열로 인한 어깨 통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대부분의 어깨 통증 질환이 초기에는 적절한 물리치료와 비수술 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후유증이 길어질 뿐 아니라 수술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어깨에 통증이 생겼다면, 섣불리 오십견으로 판단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조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예후가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TIP. 뭉친 어깨 푸는 방법]

1. 따뜻한 수건 찜질= 어깨가 뻐근한 것은 이 부위의 혈액순환이 원활치 못하다는 증거. 따뜻한 물수건을 양쪽 어깨에 번갈아 5분씩 올려놓은 후, 목을 좌우로 번갈아 돌려준다.

2. 뭉친 근육 풀어 주기= 근육의 이완과 수축을 반복해 어깨 근육을 풀어 준다. 평상시 앉은 자세에서 자주 어깨를 안쪽과 바깥쪽으로 원을 그리듯이 돌려주고 목을 앞뒤로 움직여 준다.

3. 베개는 낮을수록 좋아= 베개 선택이 어깨 결림에 매우 중요하다. 베개는 높고 푹신한 것보다 낮고 딱딱한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4. 바른 자세= 어깨가 결리면 나중에 허리까지 아프다. 어깨가 처져 있거나 앞으로 구부러져 있으면 목과 허리에 무리가 오므로 의식적으로 바른 자세를 유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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