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금은 한의계 혁명 필요한 때”

Է:2010-04-22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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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금은 한의계 혁명 필요한 때”
[쿠키가 만난 사람] 대한한의사협회 김정곤 회장
한의학 정부 의료정책서 ‘왕따’… 국민 진료선택권 침해, 법률적 검토 계획

[쿠키 건강] “지금의 제도를 유지한다면 한의계는 수년 또는 10년 이내에 고사될 것입니다.”

이달 1일 제40대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에 취임한 김정곤(47) 회장은 선거 당시 ‘100년을 여는 한의약 혁명’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만큼 한의계의 현실이 절박하다는 게 그의 부연이다.

김 회장은 “한의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와 개혁 수준으로는 안된다. 혁명에 해당하는 강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담았다. 앞으로 3년은 100년의 미래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더 이상 미루거나 주저할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김 회장이 강조하는 한의계의 절박한 현실이란 무엇일까. 그는 가장 먼저 양방에 편중된 정부의 의료정책을 들었다. 정부의 의료정책의 틀 속에서 한방은 철저히 배제돼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의학은 의료제도의 틀 속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철저히 배제돼 있습니다. 한의사들도 양방의사들과 똑같이 6년을 공부하고 정부가 공인한 면허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한방 치료의 대부분을 의료보험에서 제외하는 등 한의사들을 철저히 차별하고 있습니다.”

◇“한의학 혁명 절실… 정부정책, 한의학 철저히 배제”

그는 단적인 예로 한방건강보험 보장과 보험수가 문제를 지적했다. 김 회장은 “현재 전체 요양급여 비용 중 한방 의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3.8~3.9%로 4%가 채 되지 않는다. 또 한약약제비의 보험급여 또한 전체 진료비의 1.47%에 불과하다. 수가도 지난 88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조정이 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암의 경우 환자가 일반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 치료비의 5%만 본인이 부담하면 되지만,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서는 환자가 100%를 부담해야 합니다. 이는 엄연히 국민의 진료선택권을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조만간 이에 대한 법률적 검토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김 회장은 또 현재의 한방 수가에 대해 제대로 된 검토 없이 제정된 ‘엉터리’라고 규정했다.

그는 “한방의 침술은 경락의 경혈을 찾고 증상에 따라 (혈을)보할지 사할지 결정해 수기동작을 시행하고, 득기과정을 거친 후 발침으로 마무리하는 여러 단계를 거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주사와 침의 수가는 2340원으로 똑같다”고 꼬집었다.

◇“한방은 비과학적?… 오랜 역사가 증명”

김 회장은 한의학이 양의학에 비해 근거가 부족하고 비과학적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한의학이 비과학적이라는 말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는 인정하지 않는’ 물질문명에서 비롯된 말이다. 물질문명으로 한의학의 과학성을 제단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의학이 근거중심으로 가고 있고, 한의학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것은 어느 정도 동의한다면서도, 역사적으로 300년 이상 검증된 것은 역사적 근거로 학자들도 과학적 근거 이상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양의학의 최고의 발명품으로 불리며 개발된 지 약 130년가량 된 아스피린도 최근 간독성 등 부작용이 보고되면서 논란을 겪고 있고, 개발 당시 만병통치약으로까지 불렸던 스테로이드는 현재는 처방하는 의사가 거의 없을 정도로 시장에서 퇴출됐습니다. 이처럼 오랜 세월동안 많은 것이 변했지만, 우리가 먹고 마시는 자연물이 최고라는 사실은 아직도 변함이 없습니다. 한의학에서 자연물을 최고로 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시면 됩니다.”

◇“불량 한의대 퇴출… 한의사, 공공의료에 배치해야”

김 회장은 현재 4000명 정도로 추산되는 한의사 초과인원의 활용 문제에 대해서도 공공의료와 해외진출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불량 한의대의 퇴출을 주장했다.

“앞으로 한의대로서 제대로 교육할 수 없는 곳은 과감히 퇴출시켜야 합니다. 또 현재 남는 한의사는 보건소 등 공공의료시설과 155개 재외공관에 각각 배치한다면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공공의료를 이용하는 서민들과 재외동포들의 한방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은 물론 나아가 한의학 세계화의 시금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를 전통의학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전통의학시장은 현재 2000억 달러 규모로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 시장의 1% 밖에 차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선 정부에서 한약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제형화에 좀 더 지원한다면 10% 이상은 금방 확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을 전통의학 허브로… 양방, 진단기기 사용 불허는 억지”

대한의사협회 등과 갈등을 빚고 있는 초음파, CT 등 진단기기 사용여부와 관련해서는 양방 의사들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인간이 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의사들이 사용을 반대하는 초음파의 경우 최근의 천안함 사고 수습 시에도 활용됐고 공항 검색대 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환자의 다리가 부러졌는지 확인하고 처방을 하겠다는 데 그것조차 못하게 하는 것은 억지다. 좋은 진단기기가 있는데 한방은 400~500년 전 방법으로 하라는 것은 이기적인 발상이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임기 3년 동안 회원들에게 희망과 비전, 확신을 주는, 국민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회장이 되고 싶다”며 “한의학이 국민과 인류복지에 꼭 필요한 것이 될 수 있도록 한의사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김정곤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주요 약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동 대학원 한의학박사 취득
-고려대 경영대학원 수료
-대한한의학회 부회장
-대한배구협회 의무위원회 부위원장(현)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
-서울시한의사회 회장
-서울시 의약인단체장 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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