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집중 잘하는 아이 만들려면 아침밥 먹여라

<글·이혁재 원장(분당 함소아한의원)>

[쿠키 건강칼럼]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아이들의 아침이 어느 때보다도 바쁘고 분주하다. 늦잠을 자거나 아침에 부랴부랴 준비물을 챙기느라 아침을 거르는 일이 자주 생기곤 한다. 그러나 습관적으로 아침을 거르다보면 학습을 위한 집중력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아이 건강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아침 거르면 오전 뇌 활동 둔해져

‘아침밥 저녁죽’이란 말처럼 저녁은 부담되지 않게 먹더라도 아침만은 잘 챙겨 먹어야 한다. 보통 우리의 위는 해가 진 뒤부터 아침을 맞이할 때까지 12시간 가깝게 공복인 상태가 된다. 밤새 끊겼던 곡기를 아침에 빨리 이어주지 않으면, 뇌에 공급되는 포도당이 부족해지면서 활력이 없고 피로가 누적되는 일이 반복된다. 따라서 아침을 자주 거르면 오전 수업 동안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멍한 상태로 수업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점심 때 폭식하고 오후에는 식곤증까지

점심(點心)을 한자로 풀이하면 ‘마음에 점을 한번 찍는다’는 뜻이다. 아침과 저녁을 규칙적으로 잘 먹는다면 낮에는 굳이 과식할 필요 없이 허기를 살짝 달래주는 정도로 먹으면 족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침을 거르면 배고픔이 강해져 점심 때 과식과 폭식으로 이어지면서 필요 이상의 영양분을 섭취하게 된다. 과잉 섭취한 음식을 소화하려다 보니 배가 꺼지기 전까지 오후 내내 식곤증에 시달리면서 수업에 충실하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야식 먹는 습관이 비만 부른다

아침을 계속 거르면 아침나절의 공복감을 완화하기 위해 잠들기 전까지 야식을 먹는 습관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아침에는 식사를 한 뒤 바로 활동을 하기 때문에 열량을 태울 수 있지만, 야식을 먹은 후에는 곧 수면을 취하므로 지방이 쌓여 비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위가 더부룩한 상태에서 잠을 청하다 보니 숙면을 취하기 어렵고, 다음날 아침에는 전날 밤 과식으로 인해 다시 아침을 거르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규칙적인 아침식사로 비위를 튼튼하게

한방에서는 오전 7시에서 11시 사이에 비위를 잘 보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 시간에 비위 경락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바로 기상 후 아침밥을 먹고 이를 소화시켜 활동에 필요한 영양분을 만드는 때라고 할 수 있다. 이 때 비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고른 영양 섭취 뿐 아니라 때에 맞춰 비위를 자극하도록 규칙적인 시간에 밥을 먹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완두콩, 쑥 등 제철음식으로 풍성한 아침을

봄에 주로 먹는 완두콩은 다른 콩에 비해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풍부해 성장발달에 좋다. 또한 비타민이 풍부한 쑥을 차나 국으로 만들어 먹으면 환절기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 두릅, 씀바귀 등 쓴맛 나는 봄철 채소는 아이들 몸속 열을 내려주고 진액을 보충해준다. 아침 식사 때 쓴 채소를 먹으면 머리가 맑아지면서 빨리 잠에서 깰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전반적으로 식사 습관에 문제가 있고 소화기가 좋지 않은 아이는 한방 치료로 도움을 줄 수 있다. 식욕부진, 폭식, 비만 등 주된 증상을 살피면서 체력저하나 피로한 정도를 감안해 보중익기탕, 평위산, 서각지황탕 등의 탕약 처방과 침 치료를 병행한다. 기본적으로 비위 기능이 부실한 아이는 기능을 돋우고 위에 속열이 찬 아이는 열을 내리는 등 건강한 상태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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