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형간염 예방에 속수무책인 질병관리본부!”

곽정숙 의원, 전염병예방법 2011년에나 가능…보건당국 직무유기

[쿠키 건강] “보건당국이 뭐하는 곳입니까? 국민건강의 위해요소에 대해 사전에 연구하고 조사해 각종질병으로부터 국민들을 편하게 해주는 곳 아닙니까? 신종플루에 이어 A형간염 환자수가 급속히 늘고 있음을 이미 보건당국은 알았지만 예방백신밖에는 특별한 대책이 없나봅니다. 제약사의 백신에만 국민건강을 내맡긴 채 보건당국은 언제까지 직무유기를 할 것이며 국민은 언제까지 소 잃고 외양간 고쳐야 하는지 답답한 마음뿐입니다.”

곽정숙(민주노동당)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소속 의원은 8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그간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온 A형간염 대책에 대해 정부가 이제서야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방안을 논의하자 “관련예산도 삭감해(200만원 삭감된 1억7800만원)놓고 지금에 와서 무슨 논의냐”며 “이미 대유행 임박에 이러는 것은 신종플루에 이어 또다시 국민건강을 소홀히 여기는 격 ”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A형간염 확진 성인 환자 70% 이상은 피로감을 느끼며 급성신부전, 담낭염, 췌장염, 혈관염, 전격성간염 등의 합병증을 일으킨다. 합병증 때문에 일명 ‘소리 없이 오는 병’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보건당국의 직무유기로 소리 없이 오는 A형간염에 국민은 속수무책이다. 곽 의원이 말하는 A형간염 등 보건의료정책의 오류! 무엇이 잘못돼가고 있는지 일문일답을 자세히 짚어봤다.

-정부의 A형간염 대책, 무엇이 잘못됐나

“지난해 본 의원이 A형간염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보건복지가족부 등 정부는 A형간염 예산을 단 1원도 늘리지 않았다. 오히려, A형간염과 관련된 유일한 예산인 홍보예산 마저도 200만원을 삭감했다. 최근 몇 년간의 추세를 볼 때, 정부는 올해도 A형간염이 크게 유행할 것임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이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정부가 A형간염 예방에 관해 직무유기한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본다.”

-A형간염 대유행시 보건당국이 할 수 있는 일은

“A형간염은 치료제가 없다. 따라서 예방접종만이 질병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하지만 정부는 예방접종에 대한 예산을 책정하지 않았고, 본 의원이 법안까지 발의했던 A형간염의 필수예방접종 전환에 대해서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지난해 전염병예방법 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시행일자가 통과 당시 1년 후인 2010년 12월로 돼 있기 때문에 정책 추진이나 제도적 보완은 사실상 2011년에나 가능하다. 결국 잘못된 판단으로 말미암아 2010년에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보건당국은 과연 A형간염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나?

“A형간염 예방접종과 관련된 예산이 전혀 없는 올해 예산안만 보더라도, A형간염 예방을 위한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읽을 수 있다. A형간염이 올해 4월부터 유행할 것이라고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보도 자료를 냈는데, 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올해 들어서도 정부가 A형간염 예방을 위해 진행한 것이라곤, 민간 제약회사와 협의하여 A형간염 예방백신이 시중에 많이 유통될 수 있도록 한 것뿐이다. 결국 정부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을 국민에게 떠넘긴 것 말고, 한 일이 아무 것도 없다.”

-그렇다면 A형간염 예방을 위해 필요한 정책은?

“예산을 늘려야 한다. 또 우선 감염병예방법을 개정해 A형간염을 필수예방접종 대상으로 전환해야한다. 그리고 10세 중반에서부터 30세 후반까지 A형간염 항체가 거의 없는 연령군에 대한 일제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이미 보건당국도 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또한 인구 대비 백신 유통량(4%)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 때문에 지금상황에선 A형간염이 대유행돼도 보건당국의 직무유기가 너무 커 어찌할 방도가 없다.”

한편 전병률 전염병대응센터장은 A형간염 예방백신 대란은 없을 것이라고 최근 열린 국회 정책토론회서 밝힌 바 있다. 반면 개원가에선 3월부터 A형간염 환자가 급증 할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지난겨울부터 예방백신 구매에 나서고 있지만 확보가 어려워 접종을 원하는 환자들을 되돌려 보내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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