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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동맹국 공격 부추기겠다는 트럼프의 위험한 동맹관

동맹 경시 넘어 이적성 발언까지
재임 때 발언 현실화된 적 많아
그의 집권 대비한 외교 강화해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의 위험한 동맹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존의 동맹 경시를 넘어 이적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어서다. 트럼프는 10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 방위비를 부담하지 않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에 대해 “러시아가 침공해도 당신들을 보호하지 않겠다. 러시아가 원하는 걸 하라고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우선주의’에 열광하는 지지층을 염두에 둔 발언이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미 대선 후보가 적국에 동맹국 공격을 부추기겠다고 한 건 충격적이다. 자유민주주의 진영이 수십년간 구축해온 동맹 네트워크와 외교질서를 송두리째 허물어뜨리는 위험한 인식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 동맹인 한국으로서도 예사로이 넘길 수 없는 대목이다.

트럼프의 불안한 안보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현지 매체 폴리티코는 측근들을 인용해 트럼프 2기 집권 시 북한 핵을 용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보도를 부인하긴 했지만 실제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미 외교가의 대체적 시각이다. 그는 지난달 중순 아이오와 코커스 때엔 잇따른 도발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던 김정은에 대해 “그는 매우 똑똑하고 터프하다. 나는 그와 잘 지냈다”고 친분을 자랑하기도 했다.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지 않으면 자신의 두 번째 임기에 주한미군 철수가 우선순위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힌 적도 여러 번이다.

재임 시절 트럼프의 발언이 실제로 가파른 방위비 인상과 북한과의 급격한 밀착으로 현실화되는 걸 목도한 우리로선 그의 동맹관을 결코 간과해선 안 된다. 이날 뉴욕타임스가 1950년 미국이 한국을 제외한 ‘애치슨 라인’을 발표한 지 5개월 뒤 북의 남침이 있었던 점을 들면서 재집권 시 동맹국들에 대한 전쟁이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려면 트럼프 집권 2기 때 외교를 담당할 인사들을 다각도로 접촉하는 등 대미 외교의 앞순위에 그의 집권 상황을 상정해둬야 할 것이다. 특히 미국이 북핵을 용인하는 상황이나 북한과의 직거래로 통미봉남 시도가 이뤄져선 안 된다는 점을 최우선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아울러 미국의 다른 동맹국들과도 협력 체제를 강화해 대미 협상력을 키울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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