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커들이 최소 5년 전부터 미국의 핵심 인프라 시설에 침투해 광범위한 사이버 공격을 준비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대만 침공 등으로 미·중 갈등이 확산되는 경우 미국과 그 동맹들에 혼란을 일으키기 위해 인프라 마비 공격을 벌일 수 있다고 미 정보 당국은 분석했다.
미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인프라보안국(CISA)은 7일 영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정보 당국과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에서 “중국 지원을 받는 볼트 타이푼(Volt Typhoon)이 미국 본토와 괌을 포함한 영토에서 통신, 에너지, 교통, 상하수도 시스템 등 핵심 인프라 IT 환경을 훼손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볼트 타이푼은 중국 지원을 받는 해커들로 최소 5년 전부터 광범위한 IT 시스템 접근을 시도해 왔다.
보고서는 “볼트 타이푼의 표적 선택과 행동 패턴은 전통적인 사이버 스파이 활동이나 정보수집 활동과 일치하지 않으며, 미 정보 당국은 이들이 IT 네트워크에 사전 침투해 기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높은 확신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잠재적인 지정학적 긴장이나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 이런 행위자들이 네트워크 접근권을 사용해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해커들이 미국 인프라 시설에 혼란을 시도한 정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언제든 태세를 바꿀 수 있다고 정보 당국은 우려했다.
보고서는 “볼트 타이푼 행위자들이 미국의 냉난방과 수도 등을 제어하는 시스템을 조사해 왔으며, 이를 악용할 경우 해당 시스템을 조작해 심각한 인프라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일부 핵심 시설의 보안카메라에도 침입했고 교통 및 에너지, 물 저장시설 컴퓨터에도 침투했다고 한다.
보고서는 “(해커의 공격으로) 미국 인프라가 중단되면 국경 간 통합으로 캐나다도 영향받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인도·태평양 내 호주와 뉴질랜드의 중요 인프라 역시 중국 지원 해커의 유사한 활동에 취약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미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이 볼트 타이푼 등 중국 지원 해커들의 활동을 무력화하기 위한 작전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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