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버디 or 보기] 매년 반복되는 대회 수 부풀리기… KPGA투어 이제는 시스템이다

올 시즌 3개 대회 스폰서와 조율 중
과거 전례처럼 개최 어려울 전망


2024시즌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일정이 발표됐다. 22개 대회에 총상금 181억5000만원(상금 미정 4개 대회 불포함) 규모다. 대회 수는 역대 최다였던 지난해와 같지만, 총상금액은 지난해의 237억원을 훌쩍 넘겨 사상 최고액을 갈아 치울 것으로 보인다. 상금액을 아직 결정하지 못한 대회 대부분이 투어 최고 상금액이 걸려 있는 ‘특급 이벤트’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250억원 돌파는 너끈할 것으로 KPGA에선 내다본다.

또 하나 고무적인 것은 대회당 평균 상금액이 역대 최다였던 지난해(10억770만원) 기록을 갈아 치울 것이라는 점이다. 총상금 5억원에 이르는 대회가 없어진 게 대회당 평균 상금액을 끌어 올린 원동력이다. 질과 양 측면에서 올해 KPGA투어는 역대급이 될 게 틀림없다. 물론 KPGA에서 지난 6일에 발표한 일정을 모두 소화한다는 게 전제가 돼야 한다.

2024 KPGA투어는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시즌을 맞았다. 제19대 김원섭 회장 체제는 지난해 말 치열했던 경선 후유증을 안고 올해 1월 1일 출범했다. 전반적으로 경기는 침체하고 전임 회장 때 만들어졌던 대회들이 속속 개최를 포기하면서 김 회장이 내세운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이번 일정 발표로 이런 우려는 기우였다는 게 입증됐다. 김 회장은 임기를 시작한 지 불과 5주 만에 실무형 회장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7개 대회를 신규로 유치하고, 역대급 규모의 올 시즌 일정을 발표했다.

물론 이번 일정 발표에서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니다. 3개의 ‘ㅇㅇ오픈’이다. 전례로 봤을 때 이런 경우에는 십중팔구 대회를 열지 못한다. 대회 수를 부풀려 서둘러 일정을 발표하면서 매년 반복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김 회장은 “타이틀 스폰서와 마지막 조율 중이어서 이번 발표에서 구체적 내용을 부득이 공개하지 못했다”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개최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조율이 마무리되면 즉시 공표할 것이다”고 했다.

눈에 띄는 대회도 있다. 신설인 KPGA파운더스컵 with 한맥CC다. 이 대회는 KPGA 창립의 주역인 한장상 고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해까지 2년간 열렸던 아너스 K 솔라고CC 한장상 인비테이셔널의 대체 대회로 볼 수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파운더스컵과 비슷하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도 레전드를 기리는 대회가 있다. 생전에는 당사자 이름을 대회명에 넣지 않는 게 관례다. 잭 니클라우스가 호스트인 메모리얼 토너먼트, 생전에는 베이힐 인비테이셔널이었다가 호스트인 아널드 파머가 작고한 뒤 대회명이 바뀐 아놀드파머 인비테이셔널이 대표적이다. 김 회장은 “한장상 고문님이 걸어온 발자취는 KPGA 역사 그 자체로 당연히 후배들에게 귀감”이라며 “개인의 공적을 기리는 것보다는 KPGA를 설립한 창립 멤버들의 업적을 후배들에게 알리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중론이 있었다”고 KPGA파운더스컵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입춘이 지나면서 마음은 벌써 봄이다. 그러면서 KPGA투어에도 훈풍이 불어오는 듯하다. KPGA투어가 다시는 회장 교체에 따라 ‘판’ 자체가 흔들리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하루빨리 시스템에 의해 돌아가는 선진 투어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